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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온디바이스는 '발열'·저전력 메모리는 '가격'에 발목...AI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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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대건 기자]
    디지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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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온디바이스 AI 확산을 앞두고 발열과 배터리 문제 해결이 선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가 해법으로 제시되지만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이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다. 세트 업체와 메모리 업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여전히 AI 기능보다 배터리 성능을 우선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세대 배터리 제조 기업 에노빅스에 따르면 AI 기능 활성화 시 시간당 1000mAh 이상의 배터리를 소모하면서 일반 앱 대비 전력 소모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저마크의 테스트 결과 2025년형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AI와 5G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기기 온도가 48도까지 올라가 성능 제한이 걸리는 스로틀링 현상까지 발생했다. 3시간 연속 AI 게임 실행 시 모든 테스트 기기가 5G에서 4G로 네트워크를 전환했고, 일부 모델은 26분 만에 과열 경고를 띄웠다고 전했다.

    업계는 소프트웨어 최적화만으로는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테스트 및 리뷰 전문 연구기관 바이저마크는 2025년 기기들이 2022년 대비 개선된 열 관리 시스템을 갖췄지만 극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물리적 한계에 직면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반응도 미온적이다. CNET에 따르면, 스마트폰 구매 시 AI 기능을 중시한다고 답한 비율은 11%에 그쳤다. 반면 54%는 배터리 수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실제 사용자들은 AI보다 기본 성능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회 전략까지도 등장했다. 한화리서치에 따르면 카카오가 선보일 SLM 기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는 클라우드 AI와 온디바이스 AI를 상황에 따라 전환하는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다.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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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트사 "효율 개선해야" vs 메모리사 "가격부터 인상"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다. LPDDR5X-CAMM2와 LLW(Low Latency Wide I/O) 디램(DRAM)은 기존 메모리 대비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돼 발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LPDDR5X-CAMM2는 기존 SO-DIMM 규격보다 얇으면서도 속도는 빠르고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걸림돌이다. 외신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32GB LPDDR5X-CAMM2 모듈은 174.99달러로 일반 DDR5 SO-DIMM 모듈(108.99달러)보다 60% 이상 비싸다. 64GB 모듈은 329.99달러에 이른다. 초기 시장 형성 단계의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세트 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원가 부담이다.

    이같은 비싼 메모리 가격이 내년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디램 계약 가격이 2025년 4분기 전년 대비 75%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8~10% 증가했다. 2026년에는 추가로 5~7% 더 오를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이에 따라 낸년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당초보다 2%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가 스마트폰 부품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에 달해 가격 상승이 제조사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트 업체들은 메모리 제조사에 까다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 가격은 억제하면서도 전력 효율은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폼팩터 한계 때문에 메모리 전력 효율 개선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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