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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당선 소감의 첫 목표를 '공생'과 '확장'에 두었다. 그는 자본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각자의 위치에서 도약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지만 황 신임 회장은 "후회 없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399개 회원사 중 200여 곳 이상을 직접 발로 뛰며 만났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형 자문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업권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 "대형사는 글로벌로, 중소형사는 혁신으로"… 균형 성장 강조
황 회장이 제시한 자본시장의 미래는 '균형 잡힌 성장'이다. 그는 취임 소감으로 대형 증권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무대로 나가야 하고, 중소형사는 특화된 혁신을 통해 시장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업권이나 소외감 없이 균형 있게 갈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 'K-자본시장'이라는 거대한 생태계 자체를 키워내겠다는 의미다.
특히 그는 현재 한국 자본시장의 속도에 대해 냉철한 진단을 내렸다. 황 회장은 "외국계 시각에서 한국 시장은 시속 30km에서 60km로 빨라졌지만, 보수적이라던 일본은 이미 1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의 위기감을 환기했다. 경쟁의 룰과 채점 방식, 경쟁자까지 모두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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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선 과제는 '퇴직연금 개혁'과 '장기 투자 문화' 정착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할 핵심 과제로 황 회장은 '연금 시장의 개혁'을 꼽았다. 그는 "자본시장이 국가 전략산업 및 국민 노후와 직결되어야 한다"며 "도입 2년 차를 맞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401K나 호주의 퇴직연금 제도(슈퍼애뉴에이션)처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금 자산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수익률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국민의 노후 보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투자 문화'의 체질 개선도 주문했다. 황 회장은 "전 국민이 눈에 불을 켜고 직접 투자에만 매달리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최근 환율 때문에 서학 개미를 투자하지 말아야한다는 말이 나오는 데 그렇게 접근하는 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고, 단기적인 직접 투자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 투자와 긴 호흡의 장기 투자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생산적으로 묶여 있는 유동성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켜 산업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대관 업무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황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만난 전직 장관들과의 대화를 인용하며 "금융 당국 공무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 역시 결국 금융 산업의 발전"이라며, 정부와 협회가 같은 목표를 향해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자본시장의 성장이 곧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 나가겠다"며 정공법을 택했다.
한국 자본시장은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작은 이익을 두고 다투기보다 판을 키우겠다"는 황 당선인의 약속이 2026년 한국 증시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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