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 등 보험료 부담 적은 상품 관심
신상품보다 손해율 등 건전성 관리 우선
보험 소비자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튀는 보험 상품이 올해는 사라졌다. 이전에는 비례형 치료비 보험이나 무·저해지 보험, 단기납 종신보험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빨리 가입해야 할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상품을 찾기 힘들다.
보험업계에선 신규 보장이나 새로운 구조의 혁신 상품 개발이 쉽지 않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건전성 지표 관리에 우선순위가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손해율 등도 악화되는 상황이라 신상품 개발보다는 기존 상품을 관리하는데 경영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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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마케팅' 불러온 보험 상품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비례형 치료비 보험 판매를 중단시켰다. 이 상품은 의료비가 많이 발생할수록 보험금을 많이 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로 인해 '의료 쇼핑'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았고 금융당국은 관련 상품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
1인실 입원비 보장금액을 두고 보험사들의 경쟁이 붙었던 상품도 있었다. 이 상품 역시 입원비 과당경쟁으로 불필요한 입원일수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출혈경쟁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변호사선임비 특약이 포함된 운전자 보험, 5년 혹은 7년간만 보험료를 납부해도 되는 단기납 종신보험,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해지할 때 돌려받는 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적은 무·저해지보험 등이 일시적으로 높은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같은 상품들은 금융당국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판매조건을 변경토록 하면서 '절판 마케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보험사들이 판매가 중단 혹은 기존 대비 상품 구조가 변경되기 전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비중이 커질 수 있어 금융당국이 보험업계를 향해 절판마케팅을 경고하기도 했다.
비례형 치료비 보험이나 단기납 종신 등의 상품이 등장한 것은 보험사들이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해 보장성 보험 경쟁이 치열해진 까닭이다.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만큼 보장금액을 늘리거나 유리한 구조로 설계해야 상품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판매를 중단하거나 변경을 권고한 상품들은 그 만큼 보장 범위가 넓고 소비자들에 유리한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신상품보단 건전성 관리가 우선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소비자 관심을 끌만한 상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절판마케팅에 대한 경고로 보장 경쟁 완화, 업계 관행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경영 기조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상품 개발을 통한 판매 확대가 후순위로 밀린 게 결정적이라는 게 보험업계 평가다.
손해보험사들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 생명보험사들도 CSM 확보와 함께 늘어난 부채 관리 등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금융당국의 권고가 많다보니 올해는 차별화된 상품 출시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현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기존 상품 손해율 관리와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상품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전과 비교해 새로운 상품으로 평가할 만한 보험으로는 미니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작은 보장 범위, 저렴한 보험료가 특징인 미니보험으로는 여행보험과 지하철 지연 보상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과 동상 등을 보장하는 사계절보험과 콘서트 사고와 사기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 러닝이나 스키 부상 등 레저 활동에 대비한 보험 등도 등장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혁신으로 꼽을 만큼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 중에선 미니보험 정도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보험사 입장에선 매출 자체에 영향을 주는 상품은 아니지만 미래 고객인 MZ세대 맞춤형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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