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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쿠팡, 산재 은폐 정황 속속…유족 "잔인한 조작"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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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해당 영상은 JTBC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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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쿠팡이 노동자 사망 등 산재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해 온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범석 의장이 직접 증거 은폐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5년 만에 사실을 알게 된 유족들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냐"고 했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어디에도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해라"

    2020년 10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장덕준 씨가 숨진 뒤, 김범석 쿠팡 의장이 직원에게 내린 지시입니다.

    '물 마시기, 대기하기, 짐 없이 걷기, 화장실' 등 특정한 행동들도 언급합니다.

    CCTV 영상 중에서 이런 행동을 부각해 장 씨의 과로사 증거를 없애려 한 걸로 보입니다.

    당시 쿠팡은 유족들 요청에도 CCTV 제공을 거부했는데, 유족들은 이런 은폐 시도를 5년 만에야 알게 됐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씨 어머니 : 너무 원통하고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습니까? 이렇게 치밀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까?]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돼 왔단 겁니다.

    최근 공개된 쿠팡 내부 문건엔 피해자 가족에 사고를 설명할 때 "CCTV, 블랙박스 등 영상물 사용 금지"라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씨 어머니 : (받은 CCTV 영상은) 한 5일분인가밖에 안 돼요. (화면에서) 사라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건 안 나와요. 그래서 이 사람들은 얘가 '일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을 했거든요.]

    '유족 대표를 통해 합의 가능성을 탐색'하란 또 다른 지침도 있습니다.

    실제 과로로 숨진 쿠팡 배송기사 정슬기 씨의 가족은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1억5천만원을 주겠단 회유를 받았습니다.

    [대리점 대표 : 저는 산재 안 해요. 제가 유가족이면. 저는 산재를 일단 기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중략) 다른 노무사랑 대외협력팀에 있는 사람까지 물어봤는데,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좋지 않다.]

    여기다 '장례식 대응팀 2명 이상이 유족 주변을 지킨다'는 지침까지 존재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를 은폐하고, 원인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씨 어머니 : 진짜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식의 소송이든지 다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영상취재 최무룡 이현일 영상편집 김지우 취재지원 강태연]

    이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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