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 있는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피파 형화상 수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평화상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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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 있는 케네디센터의 이사회가 센터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했다.
에이피(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에 있는 존 에프(F). 케네디센터는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오늘 만장일치로 센터 명칭을 ‘도널드 제이(J). 트럼프와 존 에프.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마 다라비 센터 홍보 부책임자는 “만장일치는 현 이사장이 기관을 재정적 파탄과 물리적 파괴로부터 기관을 구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엑스에 이 사실을 전하며 “세계 각지에서 가장 성공한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지난 한 해 동안 대통령이 센터를 살리기 위해 보여준 놀라운 노력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결정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대통령 모두에게 축하드린다”라고 밝혔다.
케네디센터 이사장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재진에 질문을 받자 “놀랐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사회 내의 한 명망 있는 인사가 제안했고, 표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이사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이사들에게 감사해 했다고 한 참석자가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의결권이 없는 이사회 당연직 위원인 조이스 비티 민주당 하원의원은 “분명히 말하지만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나는 화상회의에서 음소거되어 발언을 하거나 이 조처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 있는 케네디센터의 모습.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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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칭 변경은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법에는 “추가적인 기념 성격의 명판이나 기념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에 “의회 입법 조처 없이 케네디센터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바꿀 권한은 이사회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케네디센터 이사장 직에 자신을 임명하고, 이사진도 양당 협치 전통을 깨고 자신과 가까운 이들로 대거 교체했다. 이후 2억5700만달러(약 3700억원)을 배정해 케네디센터의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의 이름을 ‘도널드 트럼프 센터’로 바꾸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케네디센터 오페라 하우스의 이름을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 오페라 하우스’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케네디센터의 ‘트럼프화’에 인기 뮤지컬 ‘해밀턴’은 케네디센터 공연 계획을 취소했고,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는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상할 ‘케네디센터 공로상’ 수상을 거절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관명이나 사업명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즐겨왔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일 워싱턴디시에 있는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이름을 ‘도널드 제이.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개명했다. 아동용 저축 계좌도 ‘트럼프 계좌’라고 이름을 붙였다.
케네디 가문의 케리 케네디는 “케네디 대통령은 정의, 평화, 평등, 존엄, 다양성, 그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자랑스럽게 옹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가치에 반대하며, 그의 이름은 케네디 대통령의 이름과 나란히 놓여서는 안 된다”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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