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이슈 '톱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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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유통업계엔 유달리 많은 이슈가 있었다. 지난해 말 벌어진 계엄 사태의 여파가 6월 조기 대선까지 이어졌고 내수 경기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올해를 끝으로 유통업계에서 더이상 이름을 다룰 수 없게 된 기업들도 나타났다. 백종원 논란부터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태까지, 비즈워치에서 올 한 해 유통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 10개를 선정해 봤다.
유튜브가 문제
1. 올해 유통업계의 시작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열었다. 시작은 사소했다. 지난 설, 백 대표가 '빽햄'을 홍보한 영상이 단초였다. 경쟁 캔햄에 비해 가격이 비싸면서 돼지고기 함량도 높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백 대표의 거친 대응은 문제를 키웠다. 위생 문제, 원산지 표기법 논란 등으로 논란이 확산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흑백요리사를 통해 '국민 심사위원'으로 거듭났던 백 대표는 끝없이 추락했다.
지난해 상장한 더본코리아 주주들은 큰 피해를 봤다. 상장 직후 4만원을 웃돌았던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논란 이후 2만원대 초반으로 반토막났다.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결국 백 대표는 방송 활동을 중단했지만 이미 촬영을 마친 남극의 셰프, 흑백요리사 2가 연말 순차 반영을 시작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윤서영 기자 s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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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 대표처럼 '유튜브'가 문제가 된 이슈는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슈카 소금빵' 논란이다. 유튜버 슈카월드와 베이커리 브랜드 글로우서울이 서울 성수동에 'ETF 베이커리'를 열고 소금빵, 베이글, 바게트를 단돈 990원에 내놨다. '빵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싸진 빵의 원가 구조를 살펴보자는 취지였지만 불똥은 대형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으로 튀었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빵값을 살펴보겠다"고 나서며 이슈는 확산했다. 결국 슈카월드는 ETF베이커리의 운영을 중단했다.
초대형 사고
3. 있어서는 안 될 대형 사고도 있었다. 경기도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숨졌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SPC에서는 2022년 10월, 2023년 8월에도 사망 사고가 있었다. 2023년 사고 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며 10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또 한 사람이 빵을 만들다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25일 SPC 시화공장을 방문해 SPC그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재명 대통령./사진=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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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를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시화공장을 찾았다. 공장 노동자 출신인 이 대통령은 허 회장을 불러 질타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의장을 맡는 '변화와 혁신 추진단'이 출범했다. 추진단은 안전을 강화한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야간 근로·업무량 축소 도입을 진행한다.
4.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도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 쿠팡에서 전국민의 60%가 넘는 337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이름과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집 주소, 공동주택 공동 비밀번호 등이 모두 유출됐다. 역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중 최대 규모다. 더 큰 문제는 역시나 또 '대응'이었다.
박대준 쿠팡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 답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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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어색한 단어를 썼다.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찾는 목소리엔 "한국 대표가 책임지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더니 2주 만에 사표를 냈다. 사실상 경질이었다. 국회가 연 청문회에는 김범석 의장, 박대준 전 대표, 강한승 전 대표 모두 "못 나간다"고 했다. 쿠팡 사태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위가 압수수색 등을 할 수 있도록 강제조사권 부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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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올해는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연이어 쓰러진 한 해였다.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법원이 기업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을 허가하면서 새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연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홈플러스지만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수 희망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홈플러스는 15개 점포가 폐점 위험에 처했다. 대형마트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사건이라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화두에 올랐다. 사모펀드가 단기 수익 추구에만 골몰하다가 기업을 망쳐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MBK식 먹튀를 막겠다"는 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11월엔 금융감독원이 MBK파트너스에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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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형마트만 흔들린 건 아니다. 지난해 터진 '티메프 사태'로 인해 주인을 잃은 티몬이 오아시스에 매각됐다. 순조롭지는 않다. 6월 인수를 마무리했지만 아직까지도 재오픈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티메프 사태의 피해자들이 티몬의 재오픈을 반대, PG사들이 모두 손을 뗐기 때문이다. 그간 안정적으로 흑자경영을 이어 왔던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로 인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티몬과 함께 영업이 중단된 위메프와 인터파크 커머스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인터파크는 인터넷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1세대 이커머스다. 위메프는 티몬,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시대'를 이끈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쇼핑, 알리익스프레스 등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며 경쟁력을 잃었고 결국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를 마감하게 됐다.
후계자들
7. 2025년은 유통 대기업들의 젊은 후계자들이 유난히 눈에 띈 한 해이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후계자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올해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에 선임되며 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신 실장이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 보직을 맡게 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미래기획실장도 '미래기획그룹장'으로 승진 아닌 승진을 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 사원 입사 후 6년 만에 부사장을 달았다. 신 부사장은 농심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다. SPC그룹의 허진수 사장, 허희수 부사장도 각각 그룹 부회장, 비알코리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불닭기업' 삼양식품의 전병우 상무도 불닭볶음면의 승승장구에 힘입어 전무로 승진했다.
김동선 아워홈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 20일 비전 선포식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아워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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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그 중에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앞서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은 김 부사장은 올해 들어 굵직한 움직임을 몇 차례나 선보였다. 지난 5월엔 자중지란에 빠진 아워홈을 인수하며 급식 시장에 재진출했고 연이어 신세계푸드의 급식사업부까지 집어삼켰다. 호텔 부문에선 파라스파라 서울을 인수했고 휘닉스파크도 인수를 추진 중이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도 론칭했다. 본격화되는 승계 굳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하겠단 의지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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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박수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콜마그룹은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놓고 소송전을 벌였다.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두고 윤 사장에게 책임을 물으면서다.
윤동한 회장이 딸의 손을 들어 줬지만 이미 그룹의 지분 구도가 윤 부회장 측으로 무게가 쏠렸다. 결국 윤 부회장과 윤 부회장이 선임한 이승화 대표가 윤 사장과 3인 각자 대표 자리에 앉게 됐다. 윤 사장은 경영 전반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윤 부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K 또 K
9. 해외에서는 연일 K 행진이 이어졌다. 올해에도 K컬처가 글로벌 시장을 휩쓴 가운데 지난 8월 에이피알이 '뷰티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이 95%, 영업이익은 149%나 늘어나며 투심이 쏠렸다. '반짝 등극'도 아니다. 11월에는 시총 10조원 고지를 밟기도 했다. 12월 들어서도 꾸준히 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시총은 7조원 초반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10월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도 K뷰티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올리브영을 방문해 K뷰티 제품들을 구매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억6000만명에 달하는 톱스타 카디비는 K뷰티 제품을 사용한 숏츠를 올리는 게 취미다. 이제 K뷰티를 '반짝 흥행'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다음 경쟁자는 로레알, 에스티로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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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K푸드 열풍이 여전한 가운데 식품 기업들은 '넥스트 K푸드'를 준비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비비고 만두 등 단일 제품에만 집중해선 반짝 인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택은 'K소스'다. 삼양식품은 킬러 콘텐츠 불닭을 앞세운 불닭 소스를 키우기 위해 10년 만의 M&A에 나섰다.
우연찮게도 올해 들어 타바스코와 스리라차를 목표로 삼은 기업들이 많다. 대상은 고추장과 간장, 된장 등 전통 장을 앞세웠고 더본코리아는 떡볶이 소스, 된징찌개 소스 등 간편식화한 한식 소스를 밀고 있다. 소스류가 해외 시장에 안착하면 다른 한식류의 매출도 함께 올리는 견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식품업계는 K소스를 타바스코나 스리라차 같은 글로벌 소스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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