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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 우크라이나에 156조원 무이자 대출 '만장일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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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0억 유로 대출금, 우크라 재정 수요 충당"
    "우크라, 러시아서 배상금 받을 때만 상환"


    한국일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이사회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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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약 156조 원) 규모의 무이자 대출을 해주기로 합의했다. 다만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재원 마련에 활용하는 방안에는 뜻을 모으지 못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2026, 2027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900억 유로를 제공하기로 만장일치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X에 "이는 유럽이 푸틴에게 보내는 분명한 신호로, 이 전쟁에 이익이 없으리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배상할 때까지 러시아 자산을 동결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900억 유로의 대출 지원금은 EU 내 러시아 동결자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방식이 아닌, EU의 예산을 담보로 한 차관이다.

    당초 독일, 폴란드, 스웨덴 등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EU 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2,100억 유로(약 363조 원)를 담보로 향후 2년간 우크라이나에 대출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러시아 동결 자산을 사실상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러시아가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이란 전제가 바탕이 됐다.

    그러나 EU 내 러시아 자금의 88%를 보유하고 있는 벨기에는 향후 러시아와의 법적 분쟁을 우려해 러시아 자산을 재원으로 쓰자는 안을 완강히 거부했다. 불발되는 듯했던 합의는 회원국들이 추가 부담을 지지 않는 조건으로 EU 예산을 지원 자금으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메르츠 총리의 성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종전 시 러시아로부터 배상금을 지급받을 경우에만 이 대출금을 상환하면 된다. EU는 국제법에 따라 러시아가 전후 우크라이나에 전쟁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EU 내에 동결된 러시아의 자산으로 해당 대출금을 상환할 권리를 갖는다. 900억 유로의 대출 지원금은 2026, 2027년 우크라이나의 무기 구입과 재정 수요에 쓰일 예정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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