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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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할리우드에서 한국 배우에 대한 캐스팅 수요가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AP통신은 18일(현지 시각)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성공 이후 더 많은 한국 배우가 할리우드 드림을 추구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활발해진 한국 배우들의 미국 진출 움직임을 집중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이병헌·박해수 등 유명 배우들은 한국과 미국 양쪽에 에이전시를 두고 있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의 지원이 없는 배우들의 경우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업스테이지 엔터테인먼트’ 같은 회사들이 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업스테이지 엔터테인먼트 공동 창업자인 앨리슨 덤벨은 “기존 서구 작품에서 일반적이었던 ‘동아시아인’ 역할보다 ‘구체적인 한국인 캐릭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의 일부 요인은 한국 작품들의 세계적 인기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한 고정관념도 있다며 “가장 짜증 나는 건 괴짜 기술 프로그래머 역할이다. (한국) 배우들이 훨씬 다채로운 연기력을 지녔다는 걸 알기에 그런 역할에는 아예 추천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AP통신은 현재 할리우드 진출을 모색 중인 신주환씨 등 여러 배우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신씨는 ‘오징어 게임’ 시즌 2와 3에서 가면 쓴 병정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속) 그 짧은 장면을 본 사람들이 내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며 “그 드라마의 영향력은 정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는 ‘R’ 발음을 굴리고 미국인처럼 연기해야 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본연의 모습 그대로 한국인답게 있어도 된다고 느낀다”고 했다.

AP통신은 한국 배우들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있다고 짚었다. 몇몇 톱스타에게만 기회가 주어져 무명 배우들의 출연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배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신씨도 “3년 전부터 이 업계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걸 깨달았다”며 “한국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으니 나도 해외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엑스오, 키티’(XO, Kitty)에 출연했던 배우 에이미 백씨는 과거 한국 오디션에서 쌍꺼풀이 없다는 이유로 캐스팅에서 배제됐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내 외모가 강점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또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처음엔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고, 유명한 배우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난 직접 모든 걸 이뤄냈고 이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할리우드는 누구에게나 문을 열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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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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