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2년→2심 징역 3년 6개월
형수, 무죄→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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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 씨의 매니지먼트를 맡아오며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송미경 김슬기)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것이다.
함께 기소된 형수 이모 씨에 대해서는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2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고소인의 수익을 사적으로 전용했다”며 “장기간 반복된 범행으로 신뢰를 저버렸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와 윤리적 논란을 야기한 점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박 씨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약 10년간 박수홍 씨의 연예활동을 관리하면서, 자신들이 운영하던 엔터테인먼트 회사 ‘라엘’과 ‘메디아붐’의 자금은 물론 박수홍 씨 관련 수익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횡령액이 총 62억 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박 씨가 라엘에서 약 7억 2000만 원, 메디아붐에서 약 13억 6000만 원을 횡령한 사실을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박수홍 씨의 개인 자금을 직접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배우자 이 씨 역시 범행 가담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자금 운용 과정과 회계 구조 등을 다시 들여다본 결과 배우자 이 씨 역시 범행을 인식하고 일정 부분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형사 책임을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씨에게 징역 7년, 이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박 씨가 장기간에 걸쳐 거액을 반복적으로 횡령하고도 이를 박수홍 씨를 위한 지출이라고 주장하며 사용처를 은폐했다”며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최후진술에서 “가족을 위해 한 일인데 수년간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대중의 질타를 받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 사건으로 부모와 가족 모두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씨 역시 “남편을 곁에서 지켜보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 모두 박수홍 씨를 향한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수홍 씨는 앞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가장 믿었던 형제였기에 의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진실을 알고 나서는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고 말하며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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