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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시나몬 롤인 듯, 왕관인 듯…‘춤추는 오로라’ 올해 최고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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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노르웨이 트롬쇠 근처에서 촬영한 오로라 ‘북극의 비’. Vincent Beud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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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를 무릅쓰고 극지 여행을 떠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밤하늘을 수놓는 오로라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행성의 자기장에 포획돼 지구 상층의 대기 입자들과 충돌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입자 특성에 따라 오로라 색깔도 달라진다. 예컨대 초록색과 붉은색 오로라는 산소 원자가 내뿜는 빛, 보라색 오로라는 질소 분자와 부딪혀 나는 빛이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 지자기 폭풍이 강해지면 오로라도 더 화려해지고, 발생하는 지역도 넓어진다. 올해는 11년 주기로 극소기와 극대를 오가는 태양 활동이 극대기를 통과하는 기간이다.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멋진 오로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행 사진 블로그 ‘캡처 디 아틀라스’(Capture the Atlas)가 ‘올해 최고의 오로라 사진가’ 공모전에서 수상작 25점을 선정해 공개했다. 올해가 8번째 행사다. 이 가운데 10점을 소개한다.



    첫번째 사진은 지난 10월29일 노르웨이 트롬쇠 근처에서 촬영한 오로라 ‘북극의 비’다.



    작가는 “셔터를 누르기 몇초 전까지만 해도 녹색과 붉은색이 층을 이룬 벽같은 모습이었는데 갑자기 구조가 흐트러지더니 그 위로 춤추는 오로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치 자연이 만든 대성당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겨레

    뉴질랜드의 아오라키 마운트쿡국립공원에서 찍은 오로라 ‘빛과 얼음’. Tori H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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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사진은 뉴질랜드의 아오라키 마운트쿡국립공원에서 찍은 오로라 ‘빛과 얼음’이다.



    작가는 “물랭이라는 이름의 얼음동굴을 8개월간 계속 방문하던 중 마법과도 같은 어느날 밤 마침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라가 하늘을 밝게 비추고 있는 중에 동굴 입구 한가운데에 정확히 자리잡은 친구의 실루엣을 포착할 수 있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사진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겨레

    노르웨이 로포텐군도의 한 해변에서 찍은 오로라 ‘북극 밤의 정수’. Giulio Cobian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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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사진은 노르웨이 로포텐군도의 한 해변에서 찍은 오로라 ‘북극 밤의 정수’다.



    해가 지지 않는 여름이 가고 밤이 다시 찾아오는 북극의 가을은 은하수의 더블 아치와 오로라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시기다. 작가는 “해가 진 직후부터 은하수는 하늘 높이 떠 있었고 오로라는 분황, 빨강, 보라, 초록 띠를 이루며 하늘에서 춤을 췄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찍은 360도 파노라마 사진이다.





    녹색 빛 아래서 얼어붙은 고요





    한겨레

    핀란드 리시툰투리국립공원에서 포착한 오로라 ‘얼어붙은 빛 속의 고요\'. Nikki 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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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 사진은 올해 3월 핀란드 리시툰투리국립공원에서 포착한 오로라 ‘얼어붙은 빛 속의 고요’다.



    작가는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을 피해 눈에 뒤덮인 나무들 사이로 몸을 숨긴 채 하늘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가 포기하고 가려던 순간, 거짓말처럼 구름이 갈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아이슬란드 동부의 에이스트라호른산에서 촬영한 오로라 ‘에이스트라호른의 꿈’. Pablo Ru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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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번째 사진은 아이슬란드 동부의 에이스트라호른산에서 촬영한 오로라 ‘에이스트라호른의 꿈’이다.



    작가는 “춤추듯 빠르게 움직이는 오로라와 물 위에 반사된 모습을 하나의 파노라마로 담아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 기적처럼 바람이 멎으면서 짧디짧은 찰나의 순간에 꿈에 그리던 사진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로라 옆에서 하늘을 가르는 혜성





    한겨레

    스웨덴 스카울로에서 포착한 ‘오로라와 레몬혜성’. Petr Horál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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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번째 사진은 10월24일 스웨덴 스카울로에서 포착한 ‘오로라와 레몬혜성’이다.



    올해 1월에 발견된 이 혜성은 이즈음엔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작가는 “천체사진 워크숍을 진행하던 중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가 오로라 옆으로 하늘을 가로질러가는 혜성을 촬영할 수 있었다”며 “두가지 경이로운 자연 현상을 한 컷에 담는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산 가운데 하나인 키르큐펠산에서 촬영한 ‘왕관오로라’. Roi Le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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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번째 사진은 올해 3월21일 춘분에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산 가운데 하나인 키르큐펠산에서 촬영한 ‘왕관오로라’다. 작가는 “하늘의 정점에서 강렬하고 밝은 빛기둥들이 사방으로 퍼지며 왕관 모양의 장엄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21장의 사진을 360도로 이어붙인 파노라마 사진이다. 이날은 태양에서 일어난 코로나질량방출(CME)이 지구에 당도해 강력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했다.



    한겨레

    핀란드 퓌하여르비에서 찍은 오로라 ‘북쪽의 왕관’. Mari Jääskeläi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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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번째 사진은 핀란드 퓌하여르비에서 찍은 오로라 ‘북쪽의 왕관’이다.



    작가는 “나무 위로 솟은 밝은 녹색 나선형 오로라를 상상하고 인근 호수까지 차를 몰고 갔는데, 정말 믿을 수 없게도 오랫동안 꿈꿔온 형태와 똑같은 모습의 오로라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뉴질랜드 북섬 서해안에서 촬영한 ‘오로라 수호자들’. Daniel Mickle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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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번째 사진은 뉴질랜드 북섬 서해안에서 촬영한 분홍빛과 초록빛의 ‘오로라 수호자들’이다.



    작가는 “앞에는 세자매라는 이름의 바위절벽이 해안을 지키는 수호자처럼 서 있고, 저 멀리에는 신성한 타라나키마웅가산이 우뚝 솟아 있다”며 “오로라 아래에서 대지와 하늘, 그리고 조상의 영혼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 순간은 덧없이 짧으면서도 영원한 듯했다”고 말했다.





    시나몬 롤처럼 둥글게 둥글게





    한겨레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촬영한 ‘오로라 시나몬 롤’. Marc Ra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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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번째 사진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촬영한 ‘오로라 시나몬 롤’이다.



    작가는 “처음에는 평범한 모습으로 시작됐는데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자기장이 뒤틀리고 휘어지며 하늘 전체를 뒤흔들었다”며 “그 결과 마치 ‘시나몬 롤’처럼 둥글게 말려 있는 거대한 나선형 오로라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주최 쪽은 “2025년에도 오로라는 이번 태양활동 주기에서 가장 강렬한 장관들로 우리를 계속해서 놀라게 했다”며 “이제 정점은 지났지만 지자기 폭풍 여전히 강력해 오로라를 좀처럼 볼 수 없는 곳에서도 빛을 뿜어냈다”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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