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월)

    "아빠가 미안, 학원 잠시 쉴까?"...고물가에 학원비도 줄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사진은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이모(43)씨는 퇴근 후 초등학교 4학년 딸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외벌이로 소득은 예년과 비슷한데, 한 달 학원비가 90만원을 넘어서면서 가계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씨 처럼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고물가 등으로 가계가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자녀 학원비까지도 긴축 대상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41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했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학원 교육비가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학원 교육비는 2020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감소하다가 그 이후 18분기 연속 증가했다.

    학원 교육비는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늠하는 지표다. 초·중·고교생 학원비는 물론 영유아, 재수생 등을 위한 보충·선행 학습 비용을 포함한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사교육비는 가계의 '마지막 긴축' 수단이 돼왔다.

    때문에 통상 사교육비는 소득이나 소비 여건과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왔는데 최근 소비가 위축되면서 학원비 지출까지 줄이는 부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68%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 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가 지갑을 닫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666만1000원으로 5.3%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453만2000원으로 1.9% 증가에 그쳤다.

    또 전체 가구의 명목 소비 지출은 1.3%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소비 지출이 0.7%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미혼 자녀 가구의 실질 소비 여력도 다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교육비 감소 폭은 중·저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3분기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의 학생 학원 교육비 감소율은 2.9%에 그친 반면, 월소득 300만~400만원 수준인 가구는 감소율이 21.3%에 달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