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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배드민턴 새 역사’ 안세영 “마지막엔 발이 닿을 때마다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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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안세영은 11승을 기록하며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일본)와 함께 한 시즌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안세영은 또 역대 단식 최고 승률(94.8%)과 함께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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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이 역대 남녀 배드민턴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11승)을 달성했다. 또 역대 단식 최고 승률(94.8%)과 최고 상금(100만3175달러·약 14억8570만 원)까지 새 역사를 썼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25·중국·2위)를 1시간 36분 접전 끝에 2-1(21-13, 18-21, 21-10)로 이겼다. 안세영은 포인트 합산 상위 8명(팀)만 참가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이 대회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뒤 힘차게 포효했다.

    이날 안세영을 괴롭힌 건 왕즈이가 아니라 자신의 왼쪽 허벅지였다. 첫 세트를 21-13으로 가볍게 따낸 안세영은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이며 2세트를 18-21로 내줬다. 안세영은 3세트 들어 다시 페이스를 찾았다. 초반부터 왕즈이를 압도하기 시작해 점수 차를 20-9까지 벌렸다. 안세영은 매치 포인트를 앞두고 기습적인 공격으로 경기를 끝낸 줄 알았다. 하지만 셔틀콕이 자기 진영으로 넘어오기 전에 스매싱을 했다는 심판 판정을 받아 한 점을 내줬다.

    경기 중반부터 왼쪽 허벅지 이상을 호소하던 안세영은 허탈한 표정과 함께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통증이 심해 절뚝이며 잠시 코트를 벗어나야 했다. 허벅지가 불편한 상태로 다시 경기를 재개한 안세영은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한 포인트를 따낸 뒤에야 겨우 웃을 수 있었다. 안세영은 승리 후에도 절뚝이며 심판진들과 모두 악수를 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왕즈이에게 패했던 안세영은 설욕과 함께 올 시즌 왕즈이를 상대로 8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마지막에는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아팠는데 끝까지 버텼다”며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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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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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우승으로 안세영은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었다. 2023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최다승(9승)을 기록했던 안세영은 올 시즌 이 대회 전까지 14개 국제대회에 참가해 10번 우승하며 여자 단식 선수로는 사상 처음 ‘두 자릿수’ 우승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우승을 추가하면서 2019년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31·일본)가 작성한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안세영은 또 올해 치른 77경기 중 73번을 이기면서 남녀 단식 선수를 통틀어 한 시즌 최고 승률(94.8%) 기록도 경신했다. BWF는 “안세영의 기록은 2010년 리총웨이(말레이시아)와 2011년 린단(중국·이상 은퇴) 등 배드민턴 전설들이 세운 92.8%를 넘어서는 신기록”이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또 배드민턴 역사상 한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 전까지 76만3175달러의 상금을 받았던 안세영은 이날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추가했다. BWF가 집계한 안세영의 올 시즌 통산 상금은 100만3175달러로 2023년 본인이 세운 종전 최고 기록 57만8020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안세영은 “‘정말 11승을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해 스스로 의심도 많이 했지만 의심보다 믿음이 더 강했다. 이렇게 새 기록을 세우니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며 “메이저대회인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그리고 한 해에 4개의 ‘슈퍼 1000’ 시리즈를 모두 우승하는 ‘슈퍼 1000 슬램’도 달성하고 싶다. 길게는 남자 단식 선수들의 기량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안세영과 같은 기록에 도전한 남자 복식 세계 1위 서승재(28)-김원호(26) 조도 이날 량웨이컹-왕창(5위·중국) 조를 2-0(21-18, 21-14)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올 시즌 ‘11승’ 고지에 올랐다. 올해 초 BWF 월드투어 태국 마스터스(슈퍼 300)에서 진용(22)과 호흡을 맞춰 우승을 했던 서승재는 12승을 기록하며 ‘한 시즌 개인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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