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해약준비금 적립 완화 검토
미배당사, 자본 여력 개선 기대
배당사는 "법인세 늘어 역차별"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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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배당이 가능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리안리 등 4곳에 그칠 전망이다. 상장 보험사가 11곳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보험사가 배당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그동안 미배당 보험사들은 해약준비금 적립 부담을 주요 이유로 꼽아왔다. 해약준비금은 보험 계약자가 대거 중도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쌓는 준비금으로, 해약환급금이 시가평가 보험부채보다 클 때 추가로 쌓는다. 지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지만, 적립 규모가 커질수록 배당이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배당소득세, 법인세 확보 차원에서 해약준비금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약준비금은 손금(실제 기업이 손해 본 금액)으로 인정돼 법인세 계산에서 제외되며, 회계상으로는 처분이 제한되는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된다. 반면 해약준비금 적립 압박이 완화되면 법인세 과세 대상인 처분 가능한 이익잉여금이 전환된다. 이를 통해 배당 보험사가 늘어나면 주주들을 대상으로 거둬들이는 배당소득세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배당 보험사들은 해약준비금 규제 완화가 자본적정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K-ICS 산정 과정에서 해약준비금 부족분만큼 이익잉여금이 기본자본에서 제외되지만, 제도가 바뀌면 이익잉여금의 상당 부분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될 여지가 생긴다. 금융당국이 자본의 질 강화를 이유로 기본자본 중심의 K-ICS 규제 도입을 예고한 점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배당 보험사들은 이번 논의를 역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배당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약준비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제도 변화 시 법인세 부담도 크게 확대돼서다. K-ICS가 우량한 보험사들이 기본자본 감소 등을 문제 삼은 결과 해약준비금 제도가 일부 완화됐지만, 배당 보험사가 늘어나지 않은 점도 이유로 꼽았다. 규제를 충실히 이행한 보험사만 불리하다는 의미다.
선택적 이익잉여금 조정도 불가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 회계 전문가는 “개별사의 재무 상황에 따라 이익잉여금 활용 범위를 달리하는 경우는 국내외적으로 전무하다”며 “감독, 세무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개별 기업에 대한 예외보다는 제도 전반을 손보는 방식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약준비금 규제 완화가 2023년 IFRS17 도입 후 마지막 과당 경쟁 방지 장치를 허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IFRS4 체계에선 설계사 수수료가 비용으로 즉시 비용으로 반영됐지만, IFRS17에선 상당 부분이 자산으로 인식되며 손익과 자본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구조”라며 “이 과정에서 실제 현금 유출 리스크를 막아온 최후의 보루가 해약준비금인데, 이를 완화할 경우 설계사를 중심으로 한 과당 경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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