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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연봉 협상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5가지 원칙 [WORK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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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기 동명대학교/Busan International College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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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직 중심의 채용 시장이 보편화되면서 이직과 연봉 협상은 직장인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후보자가 전략 없는 배짱이나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곤 한다. 필자는 과거 한 매니저급 채용에서 역량은 우수했으나 무리한 인상률을 고수하며 “이 금액이 아니면 움직일 수 없다”라고 엄포를 놓았던 후보자를 기억한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몇 달 후 그는 연봉을 낮추어서라도 입사하고 싶다며 연락해 왔지만, 기회는 이미 떠난 뒤였다.

    준비되지 않은 협상은 이처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성공적인 연봉 계약서를 손에 쥐기 위해 프로페셔널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5가지 핵심 원칙을 제안한다.

    첫째, 협상의 엔진은 현재 직장에서 이미 시동이 걸린다.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는 이직 제안을 받은 시점이 아니라, 지금 몸담은 곳에서의 성과다. 내외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모셔 가고 싶은 인재’가 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이직은 재직 중에 해야 한다는 조언이 유효한 이유도, 현재의 안정감이 심리적·전술적 우위를 점하게 하기 때문이다.

    둘째, 숫자로 증명하고 스토리로 설득하라. 이력서는 단순한 업무 나열이 아닌 ‘재무적 가치’를 담은 서면 협상지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기여도를 객관적 수치로 환산하여 제시하고, 인터뷰에서는 이를 매력적인 성공 서사로 풀어내야 한다. 논리적인 근거는 상대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유일한 도구다.

    셋째, 자신만의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협상 결렬 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를 구축하라. 배트나는 협상력의 원천이다. 현재 직장의 만족도나 다른 기업의 오퍼 등 믿는 구석이 있을 때 비로소 당당한 협상이 가능하다. 시장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나만의 마지노선을 설정해 두어야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넷째, ‘제로섬’이 아닌 ‘윈-윈’ 게임으로 접근하라. 연봉 협상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일할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첫 관문이다. 내 이익만 고집하기보다 회사의 보상 구조와 예산 범위를 존중하며 서로 만족할 지점을 찾는 프로다운 매너가 필요하다. 때로는 헤드헌터와 같은 노련한 조력자를 통해 입장을 조율하는 것도 영리한 방법이다.

    다섯째, 잠재 가치로 막판 스퍼트를 올려라. 공식적인 숫자 외에도 평판, 전문 저술, 세미나 발표 등 무형의 자산은 마지막 순간에 강력한 명분이 된다. 이는 단순한 인력을 넘어 조직에 기여할 자산임을 증명하며, 때로 사이닝 보너스나 추가 복리후생 같은 예상 밖의 결과를 이끌어낸다.

    협상은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협상 테이블에 들어선 순간, 프로다운 매너와 집중력도 있어야 한다. 상대의 패를 잘 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결과의 만족 여부와 상관없이 기회에 대한 감사와 새로운 조직에서의 포부를 담은 메시지로 품격 있게 마무리해야 한다. 우리가 좀 부지런하게 꼼꼼하게 준비하고 나의 이야기를 셀링 할 수만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글·한준기 교수
    동명대학교/Busan International College 학장
    스페인 IE Business School 겸임교수
    강남노무법인 고문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베이코리아, 라이나생명 최고인사책임자(CHRO)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 HR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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