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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주호영, ‘필버 사회’ 우의장 요청 거부…“악법 입법 협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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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의장, 정회 시사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3일 여야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벌어지고 있는 국회 본회의 사회를 맡아 달라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우 의장은 주 부의장이 이날 사회를 거부할 경우 본회의 정회를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주 부의장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 의장께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올린 법안들에 대해 야당과 합의되지 않아 상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여야 원내 지도부를 불러 협상을 진행했더라면 오늘의 필리버스터는 없었을 것”이라며 “본회의 사회 거부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했다.

    이어 우 의장의 사회 요청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주 부의장은 “민주당은 제가 ‘무제한 토론 사회를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사회 협조를 요청하려면 이 결의안부터 철회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했다.

    조선일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우원식 의장이 정회를 선포하자 항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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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의장께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우 의장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의제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끈 것을 두고 “사회자가 심사하듯 발언을 제한하는 방식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의장께서 제게 사회를 요청하시려면 이 점에 대한 명확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께서 체력적 한계를 느끼신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며 “그러나 체력 고갈로 사회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회의를 며칠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무제한 토론은 의사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제도다. 중간에 며칠 쉰다고 해서 절차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며 “매일 회의를 강행하면서 체력 고갈을 이유로 드는 대신, 회의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분명히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우 의장은 이날 오후 11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주 부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사회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회의 진행 중 정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없을 경우 정회할 수 있다’는 내용 국회법 해설을 들어 주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할 경우 본회의를 정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밤 공지를 통해 “국회의장이 불합리한 정회를 감행할 경우, 공정한 본회의 진행을 위한 정당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모든 의원님들께서는 오후 10시 30분까지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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