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군함 건조 라이선스 기대
7조 원 투자해 건조 능력↑
한화오션 주가 12.49% 급등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를 완료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 한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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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함대'에 편성될 호위함 건조에 참여한다. 1년 전 인수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기반으로 건국 이래 처음 한국 조선사가 미 해군의 군함을 건조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1,500억 달러 규모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내년부터는 실질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23일 "미 해군의 황금함대에 편성될 차세대 프리깃함(호위함) 건조 사업은 한국의 한화라는 좋은 회사와 협력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한화는 "필리조선소는 미 해군이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함정을 건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다만 필리조선소는 아직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력을 공식화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라이선스 발급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화를 콕 찍은 것은 최근 미 해군의 호위함 건조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한화가 1년 전 인수한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4,000억 원)를 투자하면서 한국의 우수한 조선기술을 군함 건조에 적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 해군 함정은 법적으로 외국에서 건조할 수 없다.
미 해군은 최근 이탈리아 조선사인 핀칸티에리의 위스콘신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컨스텔레이션급 새 호위함 중 이미 건조 중인 2척 외에 4척을 취소하기로 했다. 잦은 설계 변경에 따른 건조 지연과 비용 증가 등이 이유다. 하지만 이면에 자리 잡은 미국 조선업의 숙련 인력 부족, 공급망 붕괴, 시설 노후화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미국이 필리조선소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호위함 건조 협력의 구체적 방식이 아직 거론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를 언급한 만큼 여기서 새 호위함을 만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필리조선소에 한미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를 재원 삼아 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도크 2기, 안벽 3기 등을 추가 확보해 연간 1척 수준이던 필리조선소의 건조 능력을 최대 20척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한화의 계획이다.
한화가 마스가 프로젝트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날 한화오션의 주가도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일 대비 12.49%(1만3700원) 오른 12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필라델피아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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