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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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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중국산 드론 철퇴에… 中 “공정경쟁 시장 원칙 훼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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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중국산 드론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내놓자 세계 1위 드론 기업인 중국의 DJI와 중국 정부가 즉각 반발했다. 미국 정부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미군도 DJI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기기의 미국 내 판매 인증이 막히게 되자 중국 측은 “피해는 미국 사용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비즈

    DJI 홍콩 플래그십스토어에 드론 제품이 전시돼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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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외국에서 제조된 무인항공시스템(드론 등) 및 핵심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용인할 수 없는 위험(unacceptable risk)’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FCC의 ‘인증 규제 대상 목록(Covered List)’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조치는 과거 기기에 소급 적용되지 않고 신규 기기 인증 시에 적용된다. 기존에 FCC 장비 인증 절차를 통과한 기종을 소매업체가 계속해서 판매·수입·홍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질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향후 새롭게 개발되는 외국산 제품들이다. 목록에 포함된 업체들은 향후 신제품 출시시 FCC 인증을 받을 수 없어 미국 시장 진입 문이 닫히게 된다. 세계 드론 시장은 DJI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이번 조치는 DJI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24일(현지시각)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DJI는 FCC 발표 이후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DJI는 “미국에서 제조되지 않은 모든 드론을 일괄적으로 목록에 포함시키려는 FCC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미국 소비자와 상업적 이용자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뿐 아니라,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시장 원칙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DJI는 또 자사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수년간 세계 시장과 다수의 권위 있고 독립적인 제3 기관을 통해 검증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모든 대응 경로를 통해 회사와 전 세계 이용자의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수호하겠다”고 덧붙였다.

    FCC에 따르면 목록 포함을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국방부 또는 국토안보부로부터 특정 제품이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을 직접 확인받아야 한다. 차이신은 “그러나 해당 면제 절차가 어떻게 신청되고 운영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제재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의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 적용하고, 차별적인 목록을 설정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은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고, 중국 기업이 공정·공평하며 비차별적인 환경에서 경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도 같은 날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미국 기업 간의 정상적인 사업 거래와 무역을 무시하고 양국 산업계의 강력한 호소를 외면해 왔다”며 “국가 안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일반화해 국가 권력을 이용해 중국 기업을 포함한 타국 기업들을 억압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시장 왜곡이자 일방적인 횡포”라고 했다.

    차이신에 따르면 DJI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다. 2017년 무렵 DJI 드론이 정보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고, 2020년 들어 기술거래 금지 등 제재가 공식화됐다. 지난 2022년엔 미국 국방부가 DJI를 중국 군사와 연결된 기업 목록(CMC)에 추가, 2024년 1월에 이 목록을 갱신했지만 DJI는 제외되지 못했다. 같은 해 10월 18일 DJI는 미국 법원에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올해 9월 26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DJI의 청구를 기각했다.

    CMC 목록은 2021년 1월 ‘국방수권법(NDAA)’이 발효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 목록은 미국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군사 관련 기업을 식별하고 규제한다. 동시에 미국 기업들에게 목록에 오른 중국 기업과 협력할 경우 국가 안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다만, DJI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 때문에 제재로 인한 시장 공백이 발생할 우려도 나온다. 차이신은 “미국 내무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심지어 군 조직까지도 DJI 드론의 사용자”라며 “DJI는 자사를 미국 시장에서 배제하는 조치가 성장 중인 미국 내 드론 제조업체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들 업체가 기존 사용자들에게 대체 가능한 제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수십만 명의 미국 DJI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은영 특파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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