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노선 변화 가능성 거의 없어
김민석 VS 정청래 대결 이미 가시화
이준석은 포퓰리즘, 한동훈은 포용력 문제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정치권 상황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진중권 : 엉망이죠. 양쪽 다 엉망인 것 같고 이게 일시적인 게 아닌 것 같아요. 비정상이 정상이 돼버리는 그런 상황인 것 같고 일단 두 당 다 강성 지지층들한테 잡아먹혀서 정당이 자기 기능을 하지 못하고 바깥에 있는 팬덤 지지층의 볼모로 잡혀 있는 그런 상태에서 강 대 강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던 의회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의회라는 게 이제 적과 나의 투쟁의 장이 돼버렸습니다. 이념 성향 자체가 이렇게 양극화가 됐더라고요. 일종의 게임판이 돼 버리다 보니까 실제로는 일 처리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이상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뭐랄까 역기능을 내는 거죠. 사회가 그것에 대해서 지불하는 비용이 아마 점점 더 늘어날 겁니다.
지난 23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아시아경제 본사에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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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 당분간 그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시는 건가요?
진중권 : 그렇죠. 하나의 패러다임이 된 것 같아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미국도 그렇고. 두 나라의 특징이 뭐냐면 IT기술이 굉장히 발달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해서 정책 패러다임이 지금 재편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치가 점점 뭘 닮아가냐면 게임으로 가는 거죠. 게임에서 딴 거 필요 없거든요. 내가 왜 이편 먹고 저편 먹고 그런 거 없잖아요. 상대를 무조건 스킬을 써서 죽이면 되는 거고 사람들을 열광시키면 되는 거고. 그런 경향들이 특히 미국하고 한국에서 극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이쪽이 IT가 많이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다음에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 현상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특성을 상당히 반동적으로, 소모적으로, 파괴적으로 활용하는 예라고 할 수가 있어요.
소종섭 :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국민이 정치에서 희망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진중권 : 그렇죠. 파국이 와야 정신을 차릴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눈에 안 보이잖아요. 사법 개혁이라는 것도 지금 눈에 안 보이거든요. 근데 엄청난 피해자들이 지금 양산되고 있을 거라는 거예요. 과거에 보게 되면 기소율 같은 게 뚝뚝 떨어지고 유죄율 뚝뚝 떨어지고, 결국은 뭐냐 하면 범죄자들이 활개를 치는데 그걸 막지 못한다는 거잖아요. 범죄 피해자들은 혼자 울고 있겠죠. 근데 이게 점점 늘어나게 되면 사람들이 언젠가 아, 이건 아니었네라는 걸 깨닫게 됐고 이른바 저쪽에서 추진한 사법 개혁이라는 게 얼마나 허구적이었는가 자기들만을 위한 자기들 감방 가지 않기 위해서 전반적인 국가 전반의 형사 시스템을 갖다 망가뜨려서 그 피해는 국민들이 보게 된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하면 그때는 모를까, 지금은 뭐 그렇잖아요.
소종섭 : 이재명 대통령 국정 운영, 최근 지지율 보면 뭐 50%대 초반 초중반 뭐 이렇게 나오고 있던데 진 교수님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진중권 : 초반에는 제가 A제로를 드렸는데 지금은 B제로 정도, 최근에 한 한 달 사이에 급격히 망가진다는 느낌, 무너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소종섭 : 어떤 측면에서 그렇게 보시나요?
진중권 : 언어도 그렇고 지금 계속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초기에는 뭐냐 하면 기저 효과가 있었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이 워낙 못했던 거예요. 그래서 중간만 가도 엄청나게 잘해 보이는 게 있었고요. 또 초기에는 또 한미 관세 협상이라든지 이런 문제들을 갖다가 무난하게 이제 해결하고 그러면서 지금 안정화한 거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높이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후로 이제 이분이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래요. 권력을 가지고.
소종섭 : 사법적인 문제?
진중권 : 지금은 B제로 드리는데 이거 계속 내려갈 것 같아요. 지금 하시는 거 보면 왜냐하면 일단 허니문 효과가 지나갔죠. 그다음에 기저효과라는 것도 얼마나 가겠습니까? 이제 보여주기식을 많이 하는데 이것이 계속 문제를 지금 일으키고 있잖아요. 이게 이제 누적되다 보면 계속 떨어질 것 같고 그다음에 경제 문제는 지금 하나도 해결된 게 없거든요. 그래서 그것의 역효과로 지금 환율 놀랐거든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에 그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1400 갔을 때 나라가 망한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걸 뚫었어요. 지금 정상은 아니거든요. 뭔가 한국 경제가 굉장히 취약해졌다는 걸 의미하는 건데 여기에 대해서 어떤 대책 같은 게 나왔다는 걸 못 들어보거든요. 그런 굵직한 의제에 관해서 뭔가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건 안 보이고 맨 잔기술만 지금 쓰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게 오래 못 갈 것 같아요. 저는 이제 다행히 이걸 떨어지는 걸 계속 떨어지는 걸 막아주는 건 뭐냐 하면 국민의힘이 워낙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워낙 못하고 있으니까 더 떨어져야 하는데 이게 이제 하방에서 방어해 주고 있습니다.
소종섭 : 업무 보고 같은 것 어쨌든 부처 업무 보고 생방송도 하고 이러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대통령실에서는 쭉 얘기했는데 진 교수님은 업무 보고 어떻게 보십니까.
진중권 : 망조예요.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이런 자체가 망조거든요. 저는 딱 한 두어 번 봤는데 이거 오래 못 가겠다. 윤석열 도어스태핑처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업무 보고라는 건 일을 하기 위한 절대 재미있는 자리가 아니거든요. 답답해 보여도 그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는 거거든요. 사회라는 게 굉장히 다양한 이해가 이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거고 그다음에 지금의 시스템이라는 게 굉장히 오랜 경험을 통해서 누적된 거라고 보기 때문에 속 시원하게 해결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갖다가 막 다그치는 이래서는 안 되는 건데 그러니까 재미있게 만들려니까 이 사람들이 지금 잼플릭스 뭐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이게 엔터테인먼트가 된 거잖아요.
그렇게 되면 결국은 뭐냐 하면 현실에서 진지하게 일을 하고 있고 그다음에 카메라가 가서 그걸 갖다가 정직하게 보도하고 이러는 게 아니라 애초에 카메라를 염두에 두고 카메라 앞에 현실이 와서 그 앞에서 자기를 연출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게 드라마타이즈가 돼야 하거든요. 극화가 돼야 하는 겁니다. 극화가 되려면 뭐예요? 선악 구도가 딱 보면 여기 일하려고 하는 대통령이 있고 저쪽에 게으르고 그다음에 무책임하고 복지부동 나태한 공무원들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막 질타를 하는 거고 대중들은 이제 주인공인 대통령한테 아이덴티파이를 하면서 신나는 통쾌함을 느끼는 거고 그다음에 아 우리 대통령 잘 뽑았다는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해 주는 이런 식의 드라마란 말이죠. 그런데 계속 문제가 생기잖아요.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많거든요. 당장 떠오르는 게 그거죠. 환단고기 문제라든지 대통령의 교양 수준이 그냥 드러난 거잖아요. 그분이 진짜 믿고 있어요. 그게 한 번이 아니에요. 옛날에 경기도지사 때도 그랬거든요. 우리나라 역사가 3만 년이나 됐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의 말이 터무니없다고 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있는가. 그 말도 들으라는 얘기잖아요. 이번에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거거든요. 경도가 돼 있고 그분들하고 연동이 돼 있는 거예요. 그냥 엉터리들이고 사기꾼들입니다. 근데 그 사람들 말 믿고 그렇게 얘기를 해버리니까 쉽게 말하면 환단고기 같은 것도 문헌이라는 얘기잖아요.
소종섭 : 콩 GPT도 장관이 사과했죠.
대통령이 만기친람 하면 안 돼, 시스템 망가질 수 있어
진중권 : 그러니까 대통령이 만기친람 하면 안 되거든요. 왜냐하면 그 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아요. 자기가 그 모든 걸 어떻게 다 알겠습니까? 근데 시시콜콜한 걸 질문해서 그다음에 장학퀴즈처럼 질문해서 대답 못 하면 막 야단치고 자기는 뭐 알고 왔겠지. 그게 아니라 인천공항 공사다 그러면은 가장 큰 문제가 만약에 공항을 확장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잖아요. 잼플릭스라고 하면서 사실상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 버리는 거잖아요.그런데 이런 게 이제 꼭 바닥을 드러낼 거라고 봐요.대통령이 딱 떠들게 되면 인사권자거든요. 그럼 밑에 있는 공무원들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그걸 해야 하고 그런 가운데 시스템이 망가지거든요. 그런 것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종섭 : 김민석 국무총리-정청래 당 대표, 내년 당 대표 연임을 둘러싼 대결 구도가 이미 형성이 됐다는 평가가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진중권 : 포스트 이재명 딱히 떠오르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 자리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하고 그다음에 정청래 대표가 싸우는 거죠. 싸우는데 지금 구도는 대통령 1년 차밖에 안 됐거든요. 서슬이 퍼럴 때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들이받을 수는 없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머리를 좀 일찍 내밀었다라는 생각이 좀 들거든요. 그러다가 한 대 얻어맞았다는 느낌? 그래서 결국은 뭐 내보내겠죠. 내년에 아마 볼 만할 겁니다.
사실상 내가 볼 때는 국무회의가 지금 김어준의 뉴스공장, 거기가 국무회의장이거든요. 거기서 의제가 결정되면 그걸 가지고 이제 민주당 의원들이 떠들기 시작해요. 그래서 위로 올라가서 나중에 당 대표가 떠들어요. 그러면 대통령실에서 막다가 그냥 떡 받아들여 이런 식이 계속되어 왔잖아요. 김민석하고 정청래의 성장 과정이 다르거든요. 정청래는 애초부터 나꼼수 때부터 대중과의 호흡을 통해서 성장한 사람이고 김민석은 그냥 커다란 보릿자루였거든요. 그러니까 여당 강성 지지층들과 친화적이지 못합니다. 문제는 뭐냐 하면 투표 누가 하는 겁니까? 투표는 결국 당원들이 하는데 그래서 1인 1표제 문제가 나오는 거죠. 그래서 일등 싸움이 붙었는데 대통령 한마디는 강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와신상담해야 하고 무조건 대통령한테 숙여야 하는데 계속 충돌해 왔거든.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 분명한 거죠. 김민석은 내 편인데 나중에 통치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면 자기 사람이 당에 있어야 하거든요. 사실 이재명 대통령도 당의 바깥에서 들어온 사람이잖아요. 정 총리 같은 경우에는 믿을 건 저 강성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강성을 계속 정치적 흥분 상태로 몰아넣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거기서 지지를 끌어내야 하니까 무리를 하는 거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내년 당대표 출마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허영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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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 여권 내 역학관계 권력 구도를 봤을 때 정청래 대표가 내년 8월에 연임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보시나요?
진중권 : 그건 모르죠. 하기 나름이에요. 당원들 판단이거든요. 당원들 판단이고 나는 이제 농담 삼아서 그건 김어준한테 달려 있다. 김어준이 여론을 어떻게 몰아가 주냐에 따라 달려 있다는 거고, 그래서 일단은 당원들한테 인기 있는 것은 역시 정청래예요. 그런데 문제는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이 김민석을 미는 게 너무나 분명하게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번에도 너무 노골적으로 개입했잖아요. 정원오 딱 띄워주는 것 보고 난 이렇게까지 노골적일 줄 몰랐거든요. 그냥 물불 안 가리고 김민석을 띄워줄 수가 있는 겁니다. 지지자들이 헷갈리겠죠 라고 했을 때 정청래 대표는 어떻게 해야 하냐면 교란해야 해요. 대립 구도를 교란해야 한다, 김민석 가지고 안 된다 내가 잘 보필한다 이렇게 가야 하는 거죠. 자꾸 부딪히면 안 됩니다. 근데 어떻게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뭐냐면 대통령제하에서 여당 대표는 들이받는 순간 그냥 죽음이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소종섭 :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정원오 구청장을 정치적으로 낙점한 것 아니냐 이런 평가가 뭐 확 퍼졌어요.
진중권 : 낙점한 거죠. 그전에도 민주당에서 서울시장 이길 때는 대부분 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거든요. 이번에도 이분은 완전히 완전 바깥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행정 관료 출신인 거잖아요.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나오게 되면 오세훈한테 조금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좀 했죠.
소종섭 : 결국은 대통령의 판단대로 내년 지방선거 여권 판도, 후보나 이런 것들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건가요?
여권, 대통령 판단대로 내년 지방선거 구도 정리될 것
진중권 : 저는 그렇게 봐요. 이거는 절대적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 뭐 그렇게 딱 정리를 해 놨잖아요. 공천 학살 그 뭐죠? 비명계 다 학살하고 그러니까 굉장히 잔혹한 권력 투쟁을 통해서 다 만들어 놨거든요. 근데 지금은 지금 뭐예요? 대통령인데 그때보다 권한이 훨씬 더 막강하잖아요.
진중권 : 국힘 상황 보면 지금 선거 치를 상황은 아니잖아요. 2018년 재판이 될 가능성이 커요. 지역당이 돼버리는 거예요. TK 자민련이 되는 겁니다.
소종섭 : '통일교 특검'이 가시화했습니다.
진중권 : 통일교랑 정권 사이에 제가 볼 때는 협상이 끝난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걸 왜 터뜨렸느냐면은 우리 까면은 우리 이거 터뜨릴 수 있어라고 해서 그 본부장 있잖아요. 그런데 정작 법정 나와서 입을 닫았단 말이죠. 그건 협상 끝났다는 얘기죠. 그래서 이게 이제 하나 걸려 있는 거고 그다음에 또 하나가 제가 볼 때는 가장 큰 건 역시 대통령 문제인 것 같아요. 거기에 대통령의 이름이 나왔거든요. 대통령 측에서 다이렉트로 뵙고자 한다라는 말이 나온단 말이죠.
이건데 재밌는 건 뭐냐 하면은 그래서 만났어, 안 만났어라는 거야. 이건 사실 만나도 되거든. 근데 문제는 사법적으로 큰 문제가 안 될지 몰라도 정치적으로 큰 문제가 되거든. 그런데 내가 볼 때는 대답을 못 해요. 저쪽에 대통령실에서 대답을 못 해 만났어, 안 만났어 대답을 못 합니다. 만났다면 분명히 그들의 그 형식 있잖아요. 그걸 가만히 가만히 놔뒀을까, 걔네들이. 다 사진으로 담아놨을 거예요. 내가 볼 때는 VIP가 만난 게 아닌가.
장동혁 대표 체제로 계속 갈 수 없어
소종섭 : 국민의힘 얘기도 좀 여쭤볼게요. 장동혁 대표에 대해서는 진 교수님 굉장히 비판적이시죠.
진중권 : 그런 체제로 갈 수가 없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이분이 사실은 뭐 1.5선이잖아요. 당에 기반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상태에서 당 대표가 돼 버렸단 말이죠. 이분을 대표 시켜 준 게 누굽니까. 강성이었거든요. 강성 지지층 외에는 사실 자기 기반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들을 떠나게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란에 대해서 결코 사과도 할 수 없고, 반성도 할 수가 없는, 탄핵은 반대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장동혁 대표의 노선 변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허영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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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 입장 변화를 하기가 어려울 거다?
진중권 : 탄핵에 찬성하는 순간, 탄핵을 인정하는 순간 지지층들이 다 떠나버리거든요. 낙동강 오리알이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존재론적으로 거기에 묶여버린 겁니다. 그런 가운데 또 선거는 치러야 해요. 그러니까 중도적인 척을 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애매모호한 술인지 물인지 알 수 없게 물타기식으로 슬슬 언론에 흘리면서 1도씩 좌회전하겠다, 좌클릭하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거든요. 결코 못 합니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돼 있거든요. 이분은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거고. 그다음에 뭐랄까 현실 인식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 지금 국힘의 위기가 어디서 왔느냐? 국민들이 볼 때는 계엄 해제 의결할 때 대부분 다 빠졌잖아요. 탄핵 반대했거든요. 탄핵당한 다음에 사과를 거의 안 했거든요. 반성 안 하고 윤 어게인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뭐라고 보냐면 우리가 똘똘 뭉쳐서 싸워야 하는데 내부에 적이 있는 거야. 내부에 있는 한 명의 적이 더 위험하다고 하면서 그 책임을 몽땅 다 국민의 시각을 대변하는 그 사람들한테 몰아놓고 이들을 자르면 보수가 똘똘 뭉쳐서 뭐랄까 확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런 식의 꿈을 꾸는 거죠.
소종섭 : 진단 자체가 완전히 잘못됐다?
진중권 : 개꿈이거든요. 그러니까 머리가 없는 거예요. 그 당이 탄핵을 지금 두 번 당했잖아요. 생쥐도 가다 시행착오를 통해서 길 찾아가거든요. 설치류만도 못한 아이큐들을 가진 건데 그거라면은 멸종해야 하는 거죠. 뭐 멸종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아마 잘라내려고 할 겁니다. 이른바 한동훈계라고 낙인찍어놓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못 갖게 할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이제 윤리위원장도 갈아치우고 하다가 이제 제동이 지금 걸려버린 상태인데 아마 고민 중일 겁니다. 밀어붙여야 하나. 왜냐하면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한동훈계만이 아니라 당내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지금 반대하고 있거든요. 굉장히 딜레마에 빠진 거예요. 그런데 분명한 건 뭐냐. 절대 사과하고 반성 안 합니다. 노선 전환 못 해요. 노선 전환하는 순간 날아가 버리거든요.
소종섭 : 한동훈 전 대표는 여권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터지는데 왜 자꾸 나랑 싸우려고 하느냐는 입장이에요.
장동혁 대표 마인드 윤석열 마인드와 같아
진중권 : 내가 한동훈 대표의 질문에 답을 한 건데 그 사람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니까요. 내부의 한 명의 적이 더 위험하다고 보거든. 그 한 명이 누구겠어요? 한 전 대표거든. 그러니까 여기다가 공격하는 겁니다. 야당에 유리하고 여권에 굉장히 불리한 이슈들, 그다음에 결정적인 이슈들을 갖다가 뭘 좀 하려고 하면 다 덮어버리고. 그 사람들이 정말 성의 있게 싸운 건 누구랑 싸우는 겁니까? 한동훈하고는 정말 성의 있게 싸우거든요. 그러면서 '내부 총질하지 말자'고 해. 자기들은 내부 총질하면서 자기들이 주로 하는 건 주로 내부 총질이란 말이죠. 이 사람들 정말 그렇게 믿어요.
소종섭 : 장동혁 체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나요? 생겨날 수 있을까요?
진중권 : 없다고 봐요, 저는. 다 기회주의자들이거든요. 이 사람들이 어디 줄 서야 할지 지금 눈치를 보는 거예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초선들은 아부하는 기술로 다 초선이 됐거든요. 국힘도 마찬가지고 민주당도 마찬가지예요. 쓴소리하는 사람들은 다 잘라냈잖아요. 내가 나서서 상황을 바꾸겠다는 게 아니라 관망하면서 내가 줄을 어디다 서야 할지를 눈치를 보는 거죠.
지금 장동혁 대표의 마인드가 누구랑 똑같냐? 윤석열 마인드랑 상당히 똑같아요. 윤석열도 그랬잖아요. '강서구청장 선거 이긴다, 부산 엑스포 유치한다, 총선도 이긴다' 이 사람들 이렇게 간 다음에 패배하잖아요. 그래도 안 바뀝니다. 우리가 잘못했다고 얘기를 절대 안 해요.
소종섭 : 이준석 한동훈의 현재와 미래 어떻게 보십니까?
이준석 문제는 포퓰리즘, 한동훈 문제는 포용력
진중권 : 이준석은 아마도 3040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이준석이 약간 리틀 트럼프 같은 게 있거든요. 트럼프는 미국에서 나타난 거고 우리나라는 지금 2030 중심으로 나타나는 어떤 흐름이 있습니다. 굉장히 우익적인 흐름, 상당히 보수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과거 이념적인 우익들하고는 좀 다른 흐름이에요. 좌파에서 긴장해야 할 게 바로 이런 새로운 세대에 긴장해야 하는데 그 선두 주자가 이준석입니다.
이준석의 문제점은 좀 전에 얘기했던 그런 식의 뭐랄까, 포퓰리즘이 있거든요. 장애인 공격하는 것, 여성 공격하는 것, 노인 공격하는 것, 중국인 공격하는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우려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인데 왜냐하면 5060이 이른바 민주화 세대잖아요. 이 세대들은 그걸 안 믿거든요. 혜택은 너희들이 다 받지 않냐, 솔직히 말하면 노태우 정권이 너희들한테 아파트 다 줬잖냐. 근데 너희들은 우리한테 뭐 줬어? 우리 아파트 못 사게 하고 있잖아 이거거든. 이런 불만이거든요. 굉장히 강렬한 불만이고 굉장히 감정적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미래가 이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제가 논쟁도 좀 해봤거든요. 세 번 정도 논쟁 해봤는데 생각이 좁혀지지 않아요. 그런데 그 가운데서 굉장히 뭐랄까,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던지기도 하고 굉장히 성실했어요. 논거도 절대 선동적이거나 이런 어법을 사용하지 않고 굉장히 합리적으로 딱 했는데 붙어봤는데 굉장히 즐겁더라고요. 끝났는데 거리는 좀 좁혀지는데 하나가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내가 좀 풍부해졌다, 내가 좀 더 유연해졌다는 느낌을 받는 그런 기분 좋은, 그다음에 정치적 감각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본질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그러니까 머리가 있어요. 제가 국힘은 뇌가 없다고 했는데 한 전 대표는 두뇌가 있습니다.
단점은 뭐냐면 과연 이제 사람들을 갖다가 품는 포용력이 있느냐. 지금 그렇게 보이지는 않잖아요. 지도자라고 한다면 약간 좀 빈틈도 있고 그래서 약간 인간적인 매력도 있고 망가지는 측면도 좀 있어 보이고 그래야 하는데 너무 깍쟁이 같잖아요. 정치적인 포용력을 어떻게 가져가느냐 그게 이제 앞으로 미래고 제가 볼 때는 국힘에서 한동훈 오세훈 외에 딱히 보이는 사람 없어요. 지금이야 핀치에 몰려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보수를 구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하나다. 팩트를 갖고 싸울 줄 아는 그런 정치인이기 때문에 보수에서는 굉장히 보기 힘든 캐릭터고 아마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의 지분이 생길 거라고 봐요.
소종섭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중권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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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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