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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8 (일)

    계속된 논란에 '탈팡' 현실화…쿠팡 독주 체제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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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 유출 여파에 결제·이용자 지표 동반 하락
    경쟁 플랫폼 수혜 기대 커져…시장 재편 가능성 거론


    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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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논란 이후 쿠팡을 떠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버텨왔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쿠팡 독주 체제였던 이커머스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들

    쿠팡은 그간 빠른 배송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높은 이용자 충성도를 유지해왔다. 각종 사건·사고가 불거질 때마다 이탈 우려가 제기됐지만, 충성고객 덕에 실제 이용 행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쿠팡 로켓배송의 편의성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쿠팡은 지난 6월부터 해외 서버를 통한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계정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피해가 의심되는 고객 수만 수천만명에 달했다.

    문제는 대응 방식이었다. 쿠팡은 유출 발생시점에서 약 5개월이 지난 11월 19일에야 해당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이후 공개된 피해 추정 규모도 초기 설명과 크게 달랐다. 정보 유출의 범위와 경위에 대한 설명이 번복되자,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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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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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들은 '유출 자체'보다 '늦은 공지와 불투명한 설명'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여기에 쿠팡 경영진의 태도와 쿠팡을 둘러싼 기존 논란들이 다시 소환되며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 결국 쿠팡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생겼고 이는 실제 탈퇴와 이용 중단으로 이어졌다.

    최근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 등 카드 6개사의 쿠팡 결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쿠팡 결제 승인 건수는 4495만417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2주와 비교해 약 4.1%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29일은 쿠팡의 회원 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날이다.

    이용자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쿠팡 앱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추정치는 1484만378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이후 5일 연속 하락세다.

    쿠팡을 대체할 자는?

    쿠팡 이용자 이탈이 지표로 확인되면서 경쟁 플랫폼의 반사이익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쇼핑과 컬리, 이마트몰 등은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대체 선택지로 거론된다. 쿠팡이츠의 공백을 배달의민족이 흡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신규 가입자와 이용 빈도가 늘어나는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다. 실제로 쿠팡의 DAU가 감소한 시점에 G마켓과 11번가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타났다.

    다만 타 플랫폼이 쿠팡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대규모 직매입 기반의 가격 경쟁력, 와우 멤버십의 무료배송·무료반품 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 왔다. 경쟁사 중에 물류 인프라와 상품 구색 측면에서 쿠팡을 넘어설 만한 곳은 아직 없다.

    이에 따른 쿠팡의 충성 고객층 역시 뚜렷하다. 생필품과 식료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가구 단위 이용자, 육아·반려동물 등 반복 소비가 많은 소비자, 오프라인 쇼핑에 시간과 비용을 쓰기 어려운 맞벌이·1인 가구가 주요 고객층이다. 이들은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번 형성된 소비 습관과 생활 동선이 쿠팡 중심으로 굳어져 있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데 따르는 전환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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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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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이커머스 채널이 쿠팡 고객을 흡수하려면 새로운 유인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어 쿠팡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단일 플랫폼이 쿠팡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소비자 선택이 분산될 가능성은 있다. 쿠팡 이탈 수요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이동하기보다 네이버쇼핑, 컬리, SSG닷컴 등 카테고리별로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업계 분위기는 기대보다는 긴장에 가깝다. 쿠팡 이탈이 특정 플랫폼으로 집중되지않고 온라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정부의 규제 기조가 이커머스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이탈이 곧바로 경쟁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이르다"면서 "쿠팡을 대체할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기보다 쿠팡의 독주 체제가 완화되며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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