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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집 전 말레이 총리, 징역 15년 추가…8200억 빼돌린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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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사우디 기부금 주장은 허구"…이미 다른 혐의로 6년 복역 중

    25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돼

    뉴스1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22일 교도관들에게 둘러싸인 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22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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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수감 생활 중인 나집 라작(72)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영 투자기업 1MDB 조성 기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징역 15년을 추가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은 26일(현지시간) 1MDB 자금 약 23억 링깃(약 8200억 원)을 개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나집 전 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그가 받은 두 번째 유죄 판결이다.

    재판부는 직권남용 혐의 4건에 대해 각각 징역 15년을, 자금 세탁 혐의 21건에 대해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모든 형기는 동시에 복역하도록 해 실질적인 복역 기간은 15년이 된다.

    또한 재판부는 나집 전 총리에게 벌금으로 약 114억 링깃(약 4조 원)과 별도의 자산 추징금 20억8000만 링깃을 내라고 명령했다.

    재판을 담당한 콜린 로런스 세케라 판사는 판결문을 5시간 동안 읽으며 나집 전 총리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판사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제기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은 명백하고 반박할 수 없는 증거들로 논파됐다"며 "거액의 자금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기부금이었다는 나집 측 주장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자 순전한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1MDB 스캔들은 나집 전 총리가 집권 초기인 2009년 경제 개발을 명목으로 설립한 국부펀드에서 시작됐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2009~2014년 사이 최소 45억 달러가 유용됐으며 이 자금은 할리우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제작과 초호화 요트, 개인 전용기, 미술품 구매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설계자로 알려진 금융인 조 로우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나집 전 총리는 이번 판결 이전에도 이미 다른 부패 혐의로 복역 중이었다. 그는 1MDB 자회사였던 SRC인터내셔널로부터 4200만 링깃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2020년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2022년 8월부터 수감 생활을 시작했다.

    이 형량은 지난해 사면위원회가 6년으로 감형해 논란이 됐었다. 이번에 선고된 징역 15년은 현재 복역 중인 형기가 끝나는 2028년 8월 이후부터 시작된다. 나집 전 총리의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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