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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토)

    [사설] 보좌진에 갑질하며 ‘약자 위한 정당’ 한다는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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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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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국정원에 근무하는 김 원내대표의 아들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일을 의원실에 부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가 국내 모 기업을 방문한다는 정보의 진위 확인을 의원실에 요청했고, 의원실 보좌진이 해당 기업에 문의해 알려줬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의 아들과 보좌진, 해당 기업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보안이 필수인 국정원 업무를 외부에 노출한 것만으로도 큰 문제인데, 의원 아들이 할 일을 의원실 보좌진이 대신 해줬다.

    김 원내대표 측은 “아들이 국정원 내에서 어떤 직무를 맡고 있는지 몰랐고 문제없다”고 했지만, 당시 보좌진은 “김 원내대표가 ‘우리 아들 좀 도와줘’라고 해 도와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면 보좌진을 사적인 관계에 동원한 ‘갑질’에 해당한다. 아들의 예비군 훈련 연기 신청까지 보좌진에 시켰다는 진술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의 아내가 지역구인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구의회 부의장이 전직 보좌진과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 아내가 내 업무추진비 카드를 썼다”고 말하는 내용이 공개됐다. 사실이라면 김 원내대표가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공천권을 빌미로 갑질을 한 것이다. 나랏돈을 유용했다는 혐의는 별도 수사가 필요하다. 이 밖에 김 원내대표 가족의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공항 의전 및 호텔 숙박권 제공 등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런 요구를 할 때마다 보좌진이 동원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표방해온 당이다. 당내에 ‘을지로위원회’란 기구까지 만들어 을(乙)의 목소리를 듣고 갑질을 근절하겠다고 해왔다. 그런 당을 대표해 입법과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이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한 두 건이 아니고 드러난 정황도 구체적이다. 사안별로 정확히 진실을 밝히고, 불법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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