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E UP RISE UP 캠페인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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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가 일회성 호응이 아닌 흐름으로 이어질 때, 대학의 체질이 드러난다. 2025 한 해, 충남대학교가 기록한 발전기금 성적표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충남대학교는 2025 발전기금 모금액 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개교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가거점국립대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이다.
김정겸 총장 발전기금 기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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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발전기금재단이 29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올해 모금액은 기존 최고치였던 2013년 9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단기간의 우연이 아니라, 기부 환경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올해 모금 흐름에는 대규모 기부와 중소 기부가 동시에 작동했다. 윤근 선생의 40억원 상당 부동산 기부를 비롯해 지명실 여사의 3억원 유언 공증 기부가 이어졌고, NI 32억원, 직스테크놀로지 7억5000만원, 계룡건설 2억4000만원, 골프존 2억원 등 기업 기부도 잇따랐다.
윤근 선생 발전기금 기부식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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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부의 움직임도 분명했다. 김정겸 총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1000만원을 기부했고, 대학본부 보직자 17명이 1500만원을 함께 조성하며 기부 문화 확산에 힘을 보탰다. 상징적 참여가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먼저 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충남대 기부 문화의 또 다른 축은 '기억의 공간'이다.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 중인 기부자 추모공원은 기부를 금전 행위가 아닌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추모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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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동구 추동에 조성된 충남대학교 추모공원에는 故 이복순 선생을 비롯해 故 성옥심 선생, 故 이현주 선생이 안장돼 있다. 전 재산에 가까운 4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한 윤근 선생 역시 이곳에 안장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대학에 전달했다.
김정겸 총장 취임 이후 충남대는 모금 방식 자체를 바꿨다. 소수 고액 기부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층적 기부 구조를 설계했다.
개교 73주년을 맞아 진행된 'RICE UP! RISE UP! 캠페인'은 2만원 기부 때 1952g의 쌀로 보답하는 방식으로 참여 장벽을 낮췄다. 재학생의 식사를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 캠페인, 학과별 전용 모금 페이지와 QR코드 개설, 교내 기부 키오스크 설치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부를 요청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여를 제안하는 구조였다. 그 결과 발전기금은 특정 집단의 후원이 아닌 공동의 선택으로 확장됐다.
김정겸 총장은 "114억원이라는 숫자에는 충남대를 신뢰해 준 지역사회와 구성원의 선택이 담겨 있다"며 "이 성원이 인재 양성, 연구 경쟁력, 사회적 책무로 되돌아가도록 책임 있게 쓰겠다"고 밝혔다.
충남대의 2025년 기록은 실적 발표가 아니다. 기부가 문화로 작동할 때, 대학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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