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당선작
일러스트=이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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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1층과 지하 사이
창문도 없는
계단 모퉁이에
화분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여기다
두고 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나는 학교 갈 때마다
한 번씩 쳐다봅니다.
“안녕?”
속으로 인사하면
잎 끝이
살짝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어제는 흙이 말라 보여
집에 올라가
컵에 물을 담아 왔습니다.
물을 부을 때
흙이 “후욱”
숨을 쉬는 것 같았습니다.
저녁에 돌아올 때
계단 불빛 아래
그 화분은
아침보다
조금 더 초록색이었습니다.
언젠가 이사 갈 때
새로 오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줄 것 같습니다.
“여기,
계단 사이에
조용히 사는 친구가 있어.”
[송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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