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직원이 빼돌린 뒤 협박’ 드러나
대표는 “제3자에 유출되진 않아”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 2일차 현장에선 유출자의 구체적인 협박 사실이 공개됐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출자가 지난 11월 25일 쿠팡 측에 보낸 협박 메일을 공개했다. 유출자는 이 메일에서 “한국에서 배송 주소 1억2000만건 이상, 주문 데이터 5억6000만건, 이메일 주소 3300만건 이상을 수집했고 일본·대만에서도 이메일 주소 45만건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66개 지역에서 추출한 샘플 데이터를 첨부했다.
얼굴 가리고 쿠팡 갑질 증언하는 소상공인 31일 국회 쿠팡 청문회에서 선글라스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소상공인(맨 왼쪽)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쿠팡의 횡포 등에 대해 진술하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장 오른쪽)는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해당 소상공인의 발언을 들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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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특히 부산에 사는 한 고객의 데이터에는 이메일 주소와 아이디, 최근 배송지와 공동현관 출입 방법뿐 아니라, 성인용품을 구매한 날짜와 상품명, 가격까지 포함돼 있었다. 김 의원이 이를 제시하며 “건강이나 성생활 관련 주문 정보는 민감하고 중대한 정보 아니냐”고 묻자, 로저스 대표는 “민감한 정보는 맞지만, (정보 유출자가) ‘다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고 삭제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민감 정보가 유출은 됐지만 제3자 전파는 없었으니 피해가 크지 않다는 논리였다.
이는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의무를 피해온 명분과 맞닿아 있다. 미국 증권법상 중대한 보안 사고는 4영업일 내에 공시해야 하지만, 쿠팡은 “민감한 정보는 유출되지 않아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3000건의 유출만 있었고 삭제됐다고 하는데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전날 고성 논란을 빚었던 로저스 대표는 이날도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며 항변을 이어갔다. “정부 지시에 따랐다는 입증 자료를 왜 제출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그는 “우리는 기기와 하드디스크를 회수해 2차 피해를 제한했다”며 “이런 성공 사례를 왜 한국 국민에게 알리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후 거듭된 질문에도 “성공적인 노력에 대해 왜 이야기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쿠팡이 주는 5만원 쿠폰을 사용하면 향후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일부 로펌의 주장에 대해 로저스 대표는 “(소송 제기 여부와 무관한) 조건 없는 보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에 대해 “필요하면 영업 정지까지 처분할 수 있고 집단소송제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쿠팡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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