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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비즈톡톡] 적자 감수하며 요금 할인 단행한 SK텔레콤… 4500억 보상안에도 요금 할인 없는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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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김영섭 KT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정보보안 혁신방안 기자브리핑에서 침해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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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최근 4500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가입자에게 가장 큰 혜택인 요금 할인을 보상안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한 달간 50% 요금 할인을 시행한 여파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90% 급감했던 SK텔레콤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KT는 지난달 30일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고와 관련해 4500억원 규모의 보상안(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보상 내용은 6개월 동안 제공되는 100기가바이트(GB) 데이터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제휴 멤버십 할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또한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정보보안 투자를 약속해 총 1조4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액수로만 보면, 지난해 7월 SK텔레콤의 투자액(1조2000억원)보다 2500억원 많습니다. SK텔레콤은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5개월간 50GB 데이터 제공, 50% 멤버십 제휴 할인, 8월 한달간 50% 요금할인)와 함께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KT 보상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요금 할인이 제외된 점입니다. KT가 가입자에게 가장 큰 혜택인 요금 할인을 보상안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에서는 실적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한 달간 전 고객을 대상으로 50% 요금 할인을 시행했습니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요금 할인에만 약 3500억원을 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484억원에 그쳤고, 전년 동기(5333억원) 대비 91%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매출 3500억원 감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동일한 금액이 차감되는 효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통신업의 특성상 고정된 비용이 존재해, 요금 할인을 통한 매출 감소가 직접적인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T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만5295원입니다. 이를 50% 할인하면 1인당 약 1만7647원의 할인 효과가 발생하고, 전체 가입자(1368만명)로 계산하면 약 241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1월 한달간 50% 요금할인을 시행할 경우 1분기 영업이익에서 2414억원이 고스란히 빠지는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별도의 돈이 들지 않는 추가 데이터 제공량을 SK텔레콤 대비 두 배 이상 넣은 이유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권희근 KT 커스터머부문 마케팅혁신본부장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또 하나의 이유는 SK텔레콤과 KT 해킹 침해 사고의 정보 유출 범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피해자 2만2000여명이 실질적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됐는데, 10월에 이분들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원의) 요금 할인뿐만 아니라, 무료 데이터 제공, 위약금 면제까지 시행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KT는 정보 유출 범위를 피해자 2만2000여명으로 한정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해킹이 일어난 규모를 보면 KT가 SK텔레콤을 능가했습니다. SK텔레콤은 33종의 악성코드와 28대 서버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KT는 103종의 악성코드와 94대의 서버가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단 소액결제에 사용된 개인정보 유출 경로는 여전히 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KT는 멤버십 제휴 할인에 대한 혜택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할인율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해킹 최종 조사 결과 발표 당일 바로 50%의 멤버십 할인율을 발표한 것과 상반된 태도입니다.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100GB의 추가 데이터와 제휴 멤버십 할인이 필요 없는 고객들과, OTT를 보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사실상 보상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전 고객에 대한 요금 할인 배제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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