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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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형 독감(인플루엔자)이 기승을 부린다. 지난해 말 A형 독감이 유행하다가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B형 독감 유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문의들은 B형 독감이 A형 독감과 비슷한 듯 다른 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과연 두 독감은 뭐가 다를까.
27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에서 바이러스를 제거·배출하기 위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열이 난다"면서도 "A형 독감은 고열(38.5도 이상)이 주 증상인 반면, B형 독감은 37.3도 이상 미열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바이러스의 독성 정도가 달라 감염을 일으키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증상 대부분이 A형이 심하다. A형 독감은 고열이 나면서 몸살감기·근육통·기침·두통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들 증상이 마치 갑자기 한 대 세게 맞은 듯 갑작스레 심하게 나타난다는 게 특징이다.
반면 B형 독감은 A형 독감보다 열감이 덜한 경우가 많다. 기침·두통·근육통·인후통이 나타나더라도 A형 독감보다는 약하고, 나른하면서 피곤하고 기운이 없어진다. 특히 B형 독감일 때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설사·복통 같은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와도 염증반응이 서서히 일어나, 이런 증상도 천천히 생겨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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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상의 경중만으로 두 독감을 구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남엘리엘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B형 독감이 A형 독감보다 증상이 덜 심한 독감이라고 알려졌지만,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심한 B형 독감 사례도 적지 않으므로 단순히 증상 경중만으로 B형 독감을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독감백신을 맞았다면 B형 독감도 막을 수 있을까. 노용균 교수는 "독감 백신은 3가와 4가가 있는데, 모두 최근 유행하는 A형·B형 독감을 막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A형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H1N1 △H3N2가 대표적인 아형이다. B형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빅토리아주 △야마가타주가 대표적인데, 이 가운데 야마가타주는 전 세계적으로 사라졌다.
노용균 교수는 "이들 4가지 모두를 막는 게 4가 백신이지만, 야마가타주가 사라졌으므로 남은 3가지를 막는 3가 백신을 맞는 게 비용경제적으로나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A형·B형 독감 바이러스는 평소 자연 생태계를 떠돌다가 '춥고 건조할 때' 사람 몸에 잘 침투한다. 특히 A형 바이러스가 B형보다 독하고 강해, 똑같이 떠돌더라도 A형 바이러스가 B형보다 사람에게 더 먼저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10~12월 A형이 먼저 유행했다가, 백신을 맞았거나 A형 독감에 걸린 후 생긴 집단면역으로 A형 바이러스가 약해질 때 B형 바이러스가 새롭게 유행한다. B형 독감이 2월 말~4월에 뒤늦게 유행하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급격한 기온 하락으로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면서 약국에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감기약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해 제약업계의 연령·증상별 세분화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8일 서울 소재 약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감기약이 판매되고 있다. 2025.12.08.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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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B형 독감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다. 노 교수는 "보통 11월 중순 이후에 유행하던 독감이 지난해엔 4~6주 더 빨리 찾아오면서 B형 독감도 그만큼 더 빨리 유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독감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맞는 게 나을까. 노 교수는 "지금이라도 독감백신을 맞는 게 권장된다. 특히 아이·임산부·노인은 독감 고위험군이므로 꼭 챙겨 맞길 바란다"며 "조만간 겨울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면 B형 독감이 지금보다 더 크게 유행할 수 있으므로, 어른·아이 모두 손 위생과 마스크 착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A형 독감에 걸렸더라도 B형 독감에 또 걸릴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올겨울 유행 초기에 A형 독감에 걸렸던 경우라도, 다시 B형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아직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어린이,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27일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3주차(1월 11~17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43.8명으로 전주 40.9명 대비 7%가량 증가했다. 특히 최근 독감 유행의 특징은 바이러스 아형인 A형과 B형 중 B형의 검출률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B형의 검출률은 2주차 17.3%, 3주차 26.6%로 늘며 A형과 점차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며 "B형의 증가 양상을 고려하면 전체 유행 규모가 향후 2주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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