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육체적 질병’···13.5% ‘정신적 질병’ 경험
5명 중 1명 ‘업무 시간 외 개인연락’ ‘임금체불’ 겪어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5인 미만 직장인 성토대회 ‘아우성’에 참석한 한 당사자가 증언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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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다니는 노동자의 절반가량은 몸이 아픈데도 회사에 출근하는 ‘프리젠티즘(presenteeism)’ 경험과 육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는 ‘번아웃’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가 29일 공개한 ‘5인 미만 사업장 건강 및 노동안전 실태와 특징’ 보고서를 보면,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10명 중 1명은 업무로 인한 육체적(12.4%) 또는 정신적(13.5%) 질병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체적 질병은 일용직(25.7%), 제조건설업(18.2%), 단순노무직(16.9%)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정신적 질병은 초단시간(28.6%), 관리전문사무직(15.1%) 등에서 높았다. 연구소는 지난해 9월30일~10월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을 통해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4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국내 전체 사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수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625만개 사업체 중 5인 미만 사업장은 540만개로, 86.4%에 달했다. 2024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임금노동자는 385만명(17.4%)이었다. 2024년 전체 산재 재해자 14만2771명 중 5인 미만 4만927명, 5인~49인 5만7253명 등 소규모 사업장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했다.
지난 1년 사이 몸이 아픈데도 출근했다는 ‘프리젠티즘’ 경험은 47.9%, 몸이 아파서 결근한 ‘앱센티즘(absenteeism)’ 경험은 24.4%, 육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된 ‘번아웃’ 경험은 46.6%로 집계됐다. 프리젠티즘 경험은 일용직(54.3%), 단순노무직(51.8%), 무기계약직(50%)에서 많았고, 번아웃 경험은 무기계약직(62.5%), 일용직(60%), 초단시간(57.1%) 등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들이 다니는 사업장엔 병가제도가 없는 경우가 다수(66.8%)였다. 유급병가가 있다는 응답이 7.1%, 무급 병가가 있다는 응답이 17.3%였고, 유급과 무급 둘 다 있다는 응답은 8.8%였다.
최근 3년 사이 겪은 부당대우 경험으로는 ‘업무 시간 외에 개인연락’(20.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임금체불(19%), 연장근로 강요(17%), 초과근로수당 미지급(15.3%), 근로계약서 미수령(15.3%) 등 순이었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상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의무 조치에 해당하지만, 실제로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많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3.5%를 차지했고, ‘그렇지 않다’ 15.5%, ‘보통’ 24%, ‘그렇다’ 26.8%였다. 3명 중 1명은 업무상 사고나 위급상항 발생시 연락할 비상연락체계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산업안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예방 정책으로 ‘2인 1조 운영의 구체적 기준 마련’(3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위험 시 작업중지권 시행’(26.5%), ‘산재 예방 노사정협의체 운영’(13.5%)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작은 사업장의 열악함이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주체적 개선 여지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산재 예방 효과가 있는 휴일휴가, 유급병가 등을 도입해야 한다”며 “법제도 사각지대 예외 규정을 줄여 예방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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