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이랩은 고객 지점에 직접 관측망을 구축하고, 5~10분 간격의 AI 예보로 위험을 빠르게 포착한다. 그리고 고객사별 조업 중단 기준에 맞춰 '공장 가동 가능' 또는, '가동 중지' 의사결정 정보를 24시간 제공한다.
명광민 디아이랩 대표는 대한민국 1호 기상예보사다. 공군과 민간 기업을 거치며 다양한 데이터를 다뤘다. 공군 기상장교로 복무하던 2007년, 북한산 낙뢰 사고는 그의 인생을 바꿨다.
"과거에 기상예보 업무를 하며, 기존 시스템이 민간의 위험 기상 대응에 얼마나 빈틈이 많은지 경험했죠. 당시 저는 북한산 일대에 얼마나 강한 낙뢰가 접근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경보를 관할 부대에 전파했어요. 하지만 그 정보를 등산 중인 민간인에게는 알릴 수 없는 구조적 한계 앞에서 답답함을 느꼈어요."
그때 머릿속에 남았던 질문이 있다. "예보는 맞췄는데, 왜 사고는 막지 못하는가." 디아이랩의 '데이터 인텔리전스' 철학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명 대표는 "문제는 예측의 정확도가 아니라, 예보가 실제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에 있다고 봤다"며, "실제 산업 현장을 보면 그 간극은 분명해진다. 어떤 기업은 1mm의 비만 와도 공정을 멈춰야 하지만, 어떤 현장은 20mm까지도 문제없다. 그럼에도 기존 기상 서비스는 이런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채, 모두에게 동일한 정보를 전달해왔다"고 지적했다.
디아이랩은 처음부터 "더 잘 맞히는 예보"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바꾸는 데이터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각 산업과 현장이 실제로 위험해지는 임계치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이를 넘기기 직전의 특정 시간과 지점에 예측 자원을 집중한다.
현재 기상청은 평균 5~15km 간격으로 전국 날씨 정보를 제공한다. 태풍이나 장마처럼 넓은 범위의 현상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국지성 폭우를 잡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큰 그물로 작은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에 비유한 명 대표는 "이런 데이터 한계 때문에 강남역 침수처럼 이미 지난 뒤에야 알게 되는 사고가 반복된다"고 꼬집었다.
관측 지점을 더 넓게 보면, 지자체와 공공기관까지 포함해 약 3,400곳의 강수 관측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론적으로 훨씬 촘촘한 관측이 가능한 셈이다. 명 대표는 "문제는 데이터의 신뢰도"라며, "이들 관측소의 정상적인 데이터 비율은 평균 86% 수준으로, 오류와 결측이 잦아 실전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담당 인력이 순환 보직으로 자주 바뀌고, 장비 관리와 데이터 점검에 충분한 전문성과 시간이 투입되기 어려운 행정 구조 때문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기상청의 2026년도 장비 구매 사업을 보면, 방재용 기상관측장비 24대 구매 예산이 10억 8,000만 원이다. 한 대 당 약 4,500만 원이 든다. 유지관리 용역 자료를 보면, 전국 709개 관측소를 관리하는 데 2년간 약 39억 9,000만 원이 책정됐다. 지점당 연간 약 281만 원이다.
"이 관측망을 민간 기술로 대규모·표준화해 재구성한다면, 설치비는 5분의 1 수준, 유지관리비는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같은 예산으로 훨씬 더 많은 관측소를 설치하고, 더 촘촘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거기에 우리의 이상감지 기술이 더해지면, 촘촘한 관측망에서 수집되는 자료를 고품질 데이터로 확보할 수 있죠."
명 대표는 이를 '기후MRI'라고 부른다. 질병도 MRI로 정밀하게 진단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듯이, 최근의 이상기후도 MRI 같은 촘촘한 관측망으로 정밀 진단해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
실제로 국지성 호우로 "짧은 시간에, 얼마나 강하게 비가 오고있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해 피해가 커진 사례가 많다.
"서울시가 강남역 일대 33개 침수 취약지역의 수방시설 확충에 투입한 예산은 약 1조 4,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 금액의 1%만이라도 사전에 촘촘한 관측데이터 확보에 투자했다면, 피해의 상당 부분을 막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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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이랩은 먼저 고객 지점에 직접 관측망을 구축해 국지성 호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고객의 태양광 발전소나 물류센터가 있는 지점과 관측소가 멀다면, 국지성 호우의 관측값 차이는 50~100%, 심하면 500% 이상 날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플랫폼 기술로 빠르게 수집·분석하고 예측해 정보의 지연시간을 최소화한다. 날씨는 예측시간이 길수록 변동성이 커지고, 정확도가 떨어진다. 즉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은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다음은 5~10분 간격으로 빠르게 AI 예보를 생산해 업데이트하는 것.
"10분 사이 호우가 새롭게 발달하는 곳이 있는지, 강한 강수 구역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예측해 위험을 빠르게 포착하죠."
마지막으로 이렇게 분석·예측된 기상정보가 고객사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의사결정 정보를 준다. 예를 들어, 3시간 동안 85mm의 비가 예상될 때, 'A 고객사'는 조업 중단 기준인 100mm/3hour보다 작아 '공장 가동 가능' 정보를 준다. 또 'B 고객사'는 조업 중단 기준인 60mm/3hour보다 커 '공장 가동 중지' 정보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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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이랩의 전략은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의사결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상 데이터와 결합해 산업별 임계치와 비용 함수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각 산업 현장에서 어떤 기상 요소가 손익을 가르는지, 어떤 수치부터 공정이 멈추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누구에 의해, 어떤 시간 압박 속에서 이뤄지는지 고객과 만나 수시로 물어봅니다. 도메인 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도메인에 대한 이해예요.”
결국 디아이랩의 도메인 융합이란, 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데이터로 학습시켜, 기상 예측이 곧바로 행동 지침이 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이것이 디아이랩이 ‘예보 모델’이 아닌, 의사결정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디아이랩의 우위는 명확하다.
"큰 투자는 큰 수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서구권 솔루션은 높은 가격으로 큰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주로 선진국 시장 중심의 범용적인 서비스로 만들어져 있죠."
반면 디아이랩은 한국 및 아시아·개도국 특성을 반영한다. 명 대표는 "IoT 센싱과 이상감지 기술로 데이터가 불완전한 개도국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모델을 갖고 있다"며,"개도국의 데이터 인프라 부족, 기술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는 역량강화 서비스를 동시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현재 경희대 문용재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정지궤도 위성데이터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기존 대비 2배 이상 정확한 강수 정보를 만들고 있다. 그는 "이 기술은 태평양 도서국가나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관측 데이터가 부족한 지역에서 조기경보나 물관리, 농업 등에 활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디아이랩이 기후 리스크 관리 기업을 지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이 직면한 큰 문제는 날씨 자체가 아니라, 내 자산이 언제·어디서·어떤 방식으로 손실을 입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입니다."
디아이랩의 '기후MRI'는 의료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일반 기상 정보가 엑스레이라면, '기후MRI'는 자산의 기후 취약 지점을 정밀 진단하는 MRI이다. 이 공장은 시간당 몇 mm부터 침수가 시작되는지, 이 시설은 어느 시점에 가장 위험해지는 지를 자산 단위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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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의 비전을 물었다. 명 대표는 "우리 솔루션이 일상이 된 세상"이라며, "초개인화된 기후 인텔리전스 정보를 받아 위험 기상 대비나 업무 활용뿐 아니라, 개인의 질병 관리나 수면, 코디, 레저 등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는 미래"를 꿈꾼다고 밝혔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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