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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요즘 집값 10억? 월급은 200만원" 청년층 힘이 쭉...빚투에 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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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리포트]당신의 돈이 잠든 사이(下)

    [편집자주] 유동성의 시대다. 돈이 풀리자, 돈은 가치를 잃었다. 시중에 풀린 돈은 자산 시장으로 향했다.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는 달라진 자산 시장의 흐름을 보여준다. 자산 가치가 올라가자 돈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랠리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실제로 가난해졌다. 그 현상을 짚어본다.



    미장 쭉쭉 오를 때..."돈이 휴지가 됐다" 투자 손 놨다가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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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500지수 지난 10년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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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가치가 치솟는 이면에 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최근 장중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한 반면 같은 액수의 달러로 할 수 있는 일은 갈수록 줄어든다.

    S&P500지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뉴욕증시 3대 지수로 꼽힌다. 이들 모두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그 중에도 S&P500은 미 전체 시가총액의 약 80%에 해당하는 대형주 중심이어서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다.

    S&P500지수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장중 사상 최고치인 7002.28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7000선을 넘어섰다. 2004년 11월 6000선을 돌파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애플, 테슬라, 메타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S&P500지수는 2023년 24.2%, 2024년 23.3%, 지난해 16.4%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가 지난 3년에 이어 올해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올해 말까지 S&P500지수가 8100에 도달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월가에서는 2030년 '1만'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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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S&P 7000'이라고 적힌 모자를 들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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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증시로 돈이 몰린 사이 돈(달러)의 가치는 점점 하락했다. 같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미 민간 데이터업체 오피셜데이터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6년 1달러의 가치는 현재 1.35달러 수준. 10년 전 100달러로 살 수 있던 동일한 물건을 지금은 135달러를 줘야 손에 넣을 수 있다.

    S&P500지수가 2016년 1월28일 1893.36에서 10년 후 7000선을 넘나들 만큼 오른 것과 대조된다. 오피셜데이터는 2016년 1월 S&P500지수에 투자한 1달러가 지금은 명목상 4.22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10년전 증시에 투자하지 않은 채 갖고만 있던 달러는 그사이 '휴지가 됐다'고 할 정도로 가치가 쪼그라든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물가는 꾸준히 올라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식료품 물가는 한 달 사이 0.7% 뛰며 2022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주거비도 0.4% 올랐다.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난달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9.7포인트 하락한 84.5를 기록했다. 2014년 5월(82.2) 이후 최저치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하는 이 지수는 소비지출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인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심리가 악화했음을 나타낸다.


    "누가 몰라서 안 해?" 돈 버는 법 아무리 공부해도...초조한 청년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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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서울시내 부동산에 매물정보가 붙어있는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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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었을 땐 예적금으로도 돈을 불릴 수 있었는데 이젠 '투자'가 기본이 된 시대잖아요. 근데 주식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어요."

    경기도 광주에 사는 한모씨(75)는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뉴스를 보면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새롭게 주식·부동산 투자를 하려니 두려워 선뜻 나서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식·부동산·가상자산에 금까지 투자 자산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에브리씽 랠리' 시대에 소외받는 '투자자들'이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장년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시드머니(종잣돈)가 없는 청년층은 벌어지는 자산 격차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인천에 사는 박동철씨(83)에게도 자산 시장 호황은 남 일이다. 박씨는 자산 대부분을 은행 예금으로 묶어놨다. 예적금만 하다 자산 증식 기회를 놓쳤다. 그는 "주식으로 큰돈을 잃은 지인들을 알기 때문에 겁이 났다"며 "뒤늦게라도 시작해보려 했지만 스마트폰으로 어떻게 주식을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한번 데이면서 안정성을 더욱 추구한 중장년층은 금융기관 예적금에만 자산을 넣어두면서 소외됐다. 금리가 연 2%대 불과하다. 하루에 2% 오르는 주식시장과는 차이가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 금리는 2.77%다. △1분기 2.98% △2분기 2.65% △3분기 2.52% 등으로 2%대 이자율을 유지했다. 정기 적금(1~2년 만기) 금리는 1분기 3.11%으로 지난해초만 해도 3%가 넘었지만 △2분기 2.87% △3분기 2.80% △4분기 2.76%로 낮아졌다.

    반면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했다. 지난해 연말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70%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22일에는 장중 5000선을 첫 돌파 했고, 30일에는 종가 5224.3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역시 약 27% 상승했다. 투자에 성공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자산 격차는 확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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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전 19개 예금은행 정기 예적금 금리./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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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은 돈 없는데 집값은 오르고…청년들이 느끼는 '자산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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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코스닥 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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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층이 느끼는 불안은 다른 형태다. 이들은 중장년층보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대한 정보와 관심은 많지만, 정작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다. 종잣돈이 부족한 탓에 자산 가격이 급등해도 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사회 초년생 이유선씨(28)는 "최근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알지만 투자할 돈이 마땅찮다"며 "사회초년생 월급이 200만~300만원대인 상황에서 수도권 집값은 최소 10억원 수준이라 사실상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정인씨(25)도 "올해 주식을 시작해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투자하고 있다"며 "시드머니가 적다 보니 10% 수익률이 나도 정작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근로소득만으로 돈을 모으는 건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주식으로 자산을 불려 집을 사고 싶지만 집값이 너무 올라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그래도 투자는 놓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신문을 읽거나 유튜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투자 정보를 얻고 있다"며 "워낙 정보가 넘치다 보니 사기나 허위 정보를 가려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자산 격차에 대한 불안이 고위험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적은 종잣돈을 불리기 위해 이른바 '빚투' 등 고위험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거나 사기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원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산 급등기에 '나만 뒤처지면 안 된다', '벼락부자가 돼야 한다'는 심리를 악용해 청년층을 리딩방 사기 등 범죄로 유혹하는 세력이 많다"며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메시지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과도한 경쟁과 투기 심리를 부추기는 분위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번 돈 다 모아요" 열심히 일만 하면 '거지' 된다...깨진 성실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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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증시 최초로 종가 기준 코스피 5000을 달성한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종가가 표시된 전광판을 배경으로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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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실함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때입니다."

    최근 자산 인플레이션 현상에 대한 한 경제 전문가의 진단이다. 10년 전만 해도 '성실함'은 월급을 아끼고 적금을 부어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행위를 대표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 그 행위는 '가장 안전하게 가난해지는 길'이 됐다. 자본주의의 근간인 노동과 자본의 위계 질서가 완전히 뒤집혔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잘 되는 세상 아니다"…자산 양극화의 '덫'

    전문가들은 '성실 방정식'이 깨진 것을 두고 "자본주의의 룰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위험을 피하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이제는 위험을 지지 않는 것(Zero Risk)이 가장 큰 위험이 된 시대라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열심히 일해 돈을 더 벌어봤자 자산시장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뛰는 것을 잡을 수 없다"며 "이제 더이상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잘 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청년 쉬었음(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상태) 인구가 많은데 그중 3분의1이 금융시장에 있다고 본다"며 "근로소득보다 수익이 많고 이자도 있으니 오히려 그러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노동이 부의 원천이었다면 이제 노동은 자본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일종의 '입장권'(시드머니·종잣돈) 마련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자산 랠리에 올라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랠리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벼락거지'라는 공포로 다가왔고 근로의욕 상실과 극단적인 투기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약 75% 오르고 올해도 연달아 올라 단기간에 급속히 상승하니 사람들이 포모(FOMO·기 상실 공포)를 느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자본시장 활성화와 한국 증시 재평가는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급격히 자산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자들도 불안한 마음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자산랠리에 올라탄 사람들 간 양극화도 문제다. 시드머니 격차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가 발생해서다. 안 교수는 "자본시장에선 똑같이 2배가 올라도 돈이 많은 사람이 더 벌고 적으면 적게 번다"며 "이런 식이면 근로의욕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산 양극화는 우리 사회 전반을 병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산 양극화가 내수 부진과 저성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교육 및 기회 불평등을 매개로 인적 자원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시기의 양극화 심화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과 같은 복합경제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자산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대한 공포도 위험 요인이다. 강 교수는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까진 자산가격이 올라 괜찮았지만 앞으로 시장이 조정을 받았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며 "돈 많은 사람들은 손해를 봐도 그런데로 버티겠지만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실질적인 경제활동이 안 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계했다.

    안 교수도 "과거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똑같았다"며 "(자산가격 하락 과정에서) 누군가는 돈을 벌었지만 누군가는 엄청난 손실을 보게 돼 또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인 '금융 문해력 = 생존력'…"정부, 증시 활황에 취할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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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시내 부동산에 매물정보가 붙어있다./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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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자본주의 생존의 룰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 속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개인의 '금융 문해력'이 곧 생존력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옛날 같았으면 집 하나 사서 버티면 됐지만 지금은 금융시장이 중요해져 금융 문해력이 좋아야 한다"며 "통달하진 않더라도 거시경제 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자산관리를 할 수 있고,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도 시급하다.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는 동시에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만 쏠리지 않고 실물 경제의 생산적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성장하다 보면 이득을 보는 사람과 손실을 보는 사람이 같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모두의 성장'이란 차원에서 자산 양극화 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 활황에 취하기 보단 실물경제와 괴리돼 과도하게 자산시장이 오른 것은 아닌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 교수는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최근 코스피는 5000을 돌파했다"며 "실물경제와 괴리가 생긴 것으로 언젠가는 터질 버블(거품)이 될 수 있다"며 "실물경제가 뒷받침할 수 있게 정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데 대해 "코스닥 시장은 아무 것도 안 하는데 소문만 내서 주식이 뛰기도 하는 시장이라 정부가 정비를 같이 해줘야 한다"며 "문제가 있는 종목은 퇴출시키고 기준이 되는 것들은 남아있을 수 있게 해 투자자들이 실체가 있는 곳에만 투자할 수 있게끔 정부가 뒷받침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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