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거리에 아마존의 로보택시 '죽스(ZOOX)'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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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핸들을 잡는 '완전 자율 주행'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 기준은 여전히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위한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이 빠르게 늘고 있고 반발했던 택시업계도 전향적으로 돌아선 만큼 상용화에 앞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연구·실증을 목적으로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는 2016년 11대에서 올해 누적 562대로 증가했다. 임시 운행 자율주행차는 상용화 전 기술 검증과 연구를 위해 도로 주행을 허용된 차량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자율 주행 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도시 전체가 실증 공간이 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지정한다고 밝혔다. 자율 주행 데이터 확보를 위한 각종 규제 합리화와 제도 개선 등에도 나선다.
국제자동차기술협회(SAE) 기준에 따르면 자율 주행 기술은 레벨0부터 레벨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단계가 높을수록 자동화 수준이 높다. 현재 국내 기술은 레벨2~3단계에 머물러 있다.
SAE 자율주행 레벨 구분./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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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발전으로 자율주행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그동안 자율주행차 도입에 반발했던 택시업계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 최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현대차·카카오모빌리티 등과 자율 주행 전환 협약을 맺었다. 해외 자율 주행 기업에 택시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과 만성적인 기사 구인난이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율주행 상용화가 임박했지만 사고 책임을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임시 운행 자율주행차 사고도 2022년 7건에서 지난해 47건으로 약 7배 늘었다. 현재는 연구를 위해 운전자가 동승한 만큼 임시 운영 자율주행차 사고는 운전자 책임이 원칙이다.
하지만 자율 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운전자의 책임이 줄어들면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제조사나 시스템 개발사의 책임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제 사고 분쟁에서는 소비자의 입증 부담과 데이터 접근 한계로 책임을 가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허가 현황./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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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위드로 변호사는 "레벨4~5로 갈수록 제조자의 책임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제조사가 EDR(사고기록장치)이나 DSSAD(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 등을 제출할 순 있지만 이 정보만으로는 책임 소재를 가리기 부족하다"며 "추가 데이터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행데이터 확보와 공유에 대한 제도 정비 없이는 책임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행 '자율 주행 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자율주행 0~5단계별 명확한 법적 정의와 각 단계에 따른 사고 책임 기준이 구체화돼 있지 않다.
조준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고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자동차보험 관련 법과 도로교통법 등 제도 전반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지금은 자율 주행 자동차 사고 조사 위원회가 원인 규명을 맡고 있지만 상용화 이후 사고가 늘면 일부 기능을 민간에 이양하는 것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공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역할 분담 논의도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운행 자율주행차 사고 건수./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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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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