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관중들로 가득 차 있다.정지윤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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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를 챙겨 가도 응원 문화를 즐기다 보면 물이 금방 바닥난다. 그래서 결국 원하지 않더라도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 팬)
“날씨가 덥거나 경기가 길어지면 목도 많이 마르는데 텀블러로는 물이 늘 부족하다.” (삼성 라이온즈 팬)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야구팬 모임인 ‘크보플’이 발행한 ‘야구장 음수 환경 실태 조사 및 개선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9개 야구장 중 건물 내부에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는 음수대를 설치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보플은 경기장 내 음수대의 부재가 일회용품 쓰레기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야구는 경기 시간이 길고 시즌 대부분이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 진행돼 팬들은 갈증 해소를 위한 물이나 음료 섭취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국내 야구장은 친환경 관람을 실천하려는 팬들에게 ‘물 보충’이라는 최소한의 편의조차 제공하지 않아 경기 때마다 일회용 페트병과 플라스틱 컵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고 지적했다.
리포트는 지난해 시즌 동안 야구장 내 313개 매장 중 277개 매장의 다회용컵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음료 판매 매장 203개 중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는 매장은 42개(2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대구, 창원, 부산을 제외한 6개 구장에 다회용컵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도입 구장 내에서도 다회용컵이 전체 식음료 매장으로 확대되지 못하고 특정 매장에 한정된 경우가 많았다”며 “다회용기 사용 구장에서도 다회용기 접근성이 떨어져 다수 팬이 결국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제기된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야구팬들의 시민 의식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크보플이 지난해 9~11월 야구팬 8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7.3%가 ‘야구장에서 깨끗하게 관리되는 음수대가 있다면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깨끗하게 관리되는 다회용컵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7.2%가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리포트는 “최근 야구장 쓰레기 문제와 야구팬의 시민의식을 문제 삼는 기사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행될 정도로 야구장의 쓰레기산은 야구팬의 책임으로 치부됐지만, 야구팬들은 스스로 쓰레기 문제에 깊은 공감을 하고 있다”며 “(음수대 부재, 다회용컵 접근성 부족 등으로) 팬들이 원치 않는 일회용품 소비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보플은 “조사 결과 야구장의 음수 환경은 팬들의 친환경 실천 의지를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시스템 자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 KBO, 각 구단에 음수대 설치, 다회용기 전 매장 의무 도입 및 충분한 수량 비치, 엄격한 위생 관리를 통한 신뢰도 제고 등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 변화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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