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옅어진 메타버스 공간이 청소년들의 주요 사회 활동 무대로 떠오르면서 플랫폼이 짊어져야 할 관리 책임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 소통·창작·경제활동이 공존하는 '제2의 사회'로 확장되면서 플랫폼 내 체류 시간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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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사후 모니터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며 위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선제형 안전망 구축이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초등학생들의 온라인 놀이터'로 불리는 로블록스가 꺼내든 해법은 '연령 인증'이다. 이용자가 채팅 등 소통 기능을 이용하기 전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고 연령대별로 대화 가능 범위를 세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블록스는 이를 '새로운 안전 시대의 이정표'로 내세우며 관련 기능을 전 세계로 확대 적용했다.
◆"아동과 성인 철저히 분리"…6단계 계층형 보호 시스템=로블록스는 지난 2025년 11월 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 등에서 연령 인증을 시범 적용한 뒤, 올해 1월 이를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생년월일을 이용자가 입력하기만 해도 됐지만 이제는 실제 연령을 확인해야 채팅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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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 가능 범위도 세분화했다. 로블록스는 이용자를 9세 미만부터 21세 이상까지 6개 연령 그룹으로 나누고 인접 연령대끼리만 대화할 수 있도록 범위를 제한했다.
저연령 이용자에 대해서는 보호 장치를 한층 강화했다. 5~9세 이용자는 채팅 기능 사용을 위해 보호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13세 미만 이용자가 다이렉트 채팅(1대1 대화)을 활성화하려면 부모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카메라 기반 추정 방식 특성상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저연령 이용자가 성인으로, 성인 이용자가 청소년으로 분류됐다는 사례가 올라오기도 했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오분류 가능성 인정, 안전판 마련=로블록스도 이를 인지하고 제도 보완에 나섰다. 지난 5일 로블록스는 인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보호자가 실수로 자녀 계정의 나이 확인을 대신 완료한 경우 등을 대비해 부모 통제 기능을 통해 자녀 연령을 1회에 한해 정정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성인 이용자도 계정 설정에서 나이 확인을 1회 재설정해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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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로블록스는 이용 행태 등 복수 지표를 활용해 프로필 연령과 활동 패턴이 크게 어긋날 경우 추가 인증을 유도하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용자 반응은 엇갈린다.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공감대가 나오는 한편, 채팅이 로블록스 경험의 핵심인 만큼 '플랫폼의 소통 기능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앞선 조치가 플랫폼 내 즉흥적인 대화·협동 플레이·커뮤니티 기반 창작 활동 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전이 강화된 만큼 소셜 경험 감소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시간 안전망에 보호자 관리 더해…부모가 설계하는 '디지털 울타리'=로블록스는 앞으로도 부모 통제 기능을 중심으로 청소년 보호 체계를 추가로 강화할 방침이다.
로블록스는 플랫폼 내 유해 콘텐츠와 부적절한 행위를 줄이기 위해 수천명 규모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신고를 접수하면 안전팀이 이를 검토해 정책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콘텐츠 삭제·계정 제재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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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통제 기능도 청소년 보호 정책의 한 축으로 강화되고 있다. 보호자들은 자녀 계정을 연결한 뒤 일일 스크린 타임(이용시간) 제한, 월 지출 한도 설정 및 지출 알림, 자녀의 친구(연결) 목록 확인·차단, 연령대에 맞춘 콘텐츠 접근 제한 등을 통해 자녀의 로블록스 내 활동을 관리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이러한 기능을 통해 보호자가 자녀의 온라인 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감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맷 코프만 로블록스 최고안전책임자(CSO)는 "로블록스는 모두에게 안전한 플랫폼이 되도록 제품과 운영 및 정책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민 의식을 갖춘 가상 세계에 대한 로블록스의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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