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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침공 위기감 ↑… “독일, 폴란드에 무기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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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뮌헨안보회의 前 의장, 독일 정부에 촉구

    “독일 재무장, 이웃 나라들에 위협 안 돼”

    러시아의 서유럽 침공이 임박했다는 위기감이 유럽 전역에서 고조되는 가운데 “독일이 폴란드에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정학적으로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폴란드는 러시아군이 독일 등 서유럽을 공격하는 경우 그 통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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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프강 이싱어(79) 전 주미 독일 대사.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을 지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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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전직 고위 외교관인 볼프강 이싱어(79) 전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은 이날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는 폴란드의 방위 능력 강화를 위해 잠수함, 구축함, 전차(탱크) 등을 폴란드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3년부터 매년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MSC는 세계 각국의 정상급 또는 각료급 인사들이 모여 국제 안보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MSC는 오는 13∼15일로 예정돼 있다.

    이싱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독일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한 사실을 언급했다. 앞서 2025년 5월 취임한 보수 성향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독일군을 유럽 역내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핵무기는 없다’는 뜻) 군대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싱어는 바로 이 점을 들어 “독일이 국방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그 자금의 일부가 폴란드로 전용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폴란드가 독일에 요구하는 이른바 ‘과거사 배상금’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안이라는 것이 이싱어의 설명이다.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당시 나치 독일의 점령 통치를 받으며 인명과 재산에 엄청난 피해를 입은 폴란드는 ‘독일이 과거사를 사죄하는 차원에서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지난 2025년 9월 베를린을 방문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독일 정부에 무려 1조3000억유로(약 2251조원) 규모의 청구서를 내밀기도 했다.

    독일은 두 나라 간의 과거사 문제는 1970년대 서독(현 독일)이 폴란드에 거액의 차관을 제공함과 동시에 전시 강제 노역에 동원된 폴란드인 48만명한테 개별 보상금도 지급하는 것으로 종결됐다고 여긴다. 다만 폴란드의 지속적 배상금 요구로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독일도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독일 정부 안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싱어는 독일이 폴란드에 최신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러시아군이 폴란드 영토를 통과해 서유럽을 공격하는 것을 막고, 독일과 폴란드 간의 과거사 문제도 푸는 ‘일석이조’를 노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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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5년 12월 1일 베를린에서 만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왼쪽)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두 나라는 2차대전 당시 독일이 폴란드를 침탈했던 과거사와 관련한 배상 문제로 의견 충돌을 겪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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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싱어는 최근 독일의 재무장이 이웃 나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2차대전 때 나치 독일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유럽 전역을 침탈했던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이싱어는 “유럽의 파트너들에게 ‘독일은 다시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럽 전체의 방위력 강화를 위해 국방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1975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이싱어는 외교부 차관을 거쳐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1∼2006년 주미 독일 대사를 지냈다. 이후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14년간 MSC 의장으로서 회의를 이끌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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