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年 평균 668명 늘려
증원인력, 지역의사로 10년 복무
교육 여건 고려해 추계보다 낮춰
신설의대는 ‘전남’ 최우선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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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2027년학년도 의대 정원을 490명 늘리기로 했다. 다만 의대 정원을 한 번에 늘리지 않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계단식 증원’ 방식으로 교육 현장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증원 속도를 조절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 32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2027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총 3342명 늘리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에는 의정 갈등 이전 정원보다 490명을 증원하고 2028·2029학년도에는 연간 613명, 2030·2031학년도에는 연간 813명까지 확대한다. 연평균 증원 규모는 668명 수준이다.
복지부는 증원 첫해인 2027년에는 교육 현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종 증원 규모의 약 80%만 반영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의대의 증원 인력은 모두 지역의사제로 선발된다. 재학 기간 정부 지원을 받고 졸업 후에는 지역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된다.
이번 증원안에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의대가 없는 지역에 신설되는 의대) 계획도 포함됐다.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 형태의 공공의대와 6년제 지역의대는 모두 2030학년도부터 매년 100명씩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부가 계단식 증원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의대 교육 현장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이미 24·25학번이 같은 학년에서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이른바 ‘더블링’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증원을 단행할 경우 강의실·실습실·수련병원 전반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여기에 군 휴학자와 일반 휴학생 복귀까지 겹칠 경우 교육·실습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앞선 제6차 보정심에서 “현 계획대로라면 2027~2028학년도에는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군 휴학자 복귀까지 겹치는 2027년이 교육 현장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정부는 대학별 정원 확대에 맞춰 교육 인프라 확충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강의실 등 기본 교육 시설을 개선하고, 기초의학 실험·실습, 임상술기 실습 등에 필요한 기자재를 연차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으로부터 구체적인 교육·수련 계획을 제출받아 평가 지표에 반영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해 미이행 대학에 대해서는 정원 회수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증원 규모를 두고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0일 2040년 기준 최소 5704명에서 최대 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보정심 논의를 거치며 기준 연도를 2037년으로 조정하고 부족 규모를 최소 2530명에서 최대 4800명으로 좁혔지만, 이번에 확정된 증원 규모는 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부족 추계 상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 대해 정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거 윤석열 정부 시기 겪었던 의료계와의 극한 갈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증원 폭을 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교육 여건을 명분으로 증원 규모가 줄었지만 결국 의료계의 눈치를 본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료 인력 수급 전망은 단일 숫자로 단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추계위 결과를 존중하되 교육 여건과 수용 가능성을 감안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별 증원 규모는 교육부 배정위원회 심의와 이의 신청 절차 등을 거쳐 4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증원 정원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32개 대학에 적용된다. 정부는 2026학년도 모집 인원(3058명)을 기준으로 대학 유형별 증원 상한을 설정했다. 정원 50명 이상 국립의대는 최대 30%, 정원 50명 미만 국립의대는 최대 100%까지 증원이 가능하다. 지방 사립의대는 정원 50명 이상은 최대 20%, 50명 미만은 최대 30%까지 늘릴 수 있다.
2030년 개설 예정인 신설의대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도 변수로 꼽힌다. 정 장관은 “지역의대는 의대가 없는 전남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의료 취약지인 경북 등 다른 지자체도 지역의대를 요구하고 있어 입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지수 기자 sy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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