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말리닌, 2년간 무패신화 이룬 남싱 최강자
점프 4개 실수, 개인 최고 총점보다 69점이나 낮아
유력 메달 후보 6명 중 5명이 줄줄이 점프 실수
차준환, 클린했다면 '은' 노릴 수 있었던 상황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한 뒤 머리를 감싸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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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기술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쿼드신’ 일리야 말리닌(미국)은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마친 뒤 머리를 감싸쥐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여유있게 1위를 차지한 말리닌은 이날 4바퀴 반을 회전하는 쿼드러플 악셀을 포함해 무려 7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배치했다. 자신의 ‘최고’임을 확인시키며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를 읽혔다. 그러나 말리닌은 이 중 4개의 점프를 놓쳤다. 쿼드러플 악셀은 1바퀴 반을 도는 싱글 악셀로 처리했고, 쿼드러플 살코는 2바퀴를 도는 더블 살코로 뛰었다. 스핀, 스텝 등 비점프 요소에서도 줄줄이 레벨3가 나왔다.
말리닌은 프리 스케이팅에서 156.33점으로 15위에 그쳤다. 쇼트 프로그램 점수 108.16점을 합한 최종 총점 264.49점으로 8위까지 추락했다.
말리닌은 점프 후 공중에서 4.5바퀴를 회전하는 쿼드러플 악셀을 성공시킨 유일한 스케이터다. 그래서 ‘쿼드신’이라는 별명과 함께 두 차례 세계 챔피언에 오르며 현재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이날 점수는 약 4년 만의 최저점으로, 개인 최고 총점(333.81점)과는 무려 69.32점 차이가 났다. 그러면서 14개 대회에서 약 2년간 이어온 무패행진이 올림픽에서 끊겼다.
미국의 일리야 말리닌(오른쪽)이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점수를 확인한 뒤 금메달을 딴 미하일 샤이도로프(카자흐스탄)을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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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닌은 “솔직히 말해 전혀 예상 못한 경기력이었다”며 “이번 대회에 나가기 전에 정말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했다. 빙판에 나설 때 모든 게 준비된 느낌이었다. 아마 그게 이유였을지 모른다. 잘 될 거라고 너무 자신만만했다”고 말했다. 앞서 단체전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부진했던 그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 압박감이 컸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이 대회는 다른 어떤 대회와는 다르다”며 “사람들은 내면에서 느껴지는 압박감과 긴장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말 감당하기 힘든 감정이었고,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말리닌 뿐이 아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력 메달 후보들이 실수를 쏟아내며 대이변이 펼쳐졌다. 유력 메달 후보인 마지막 6명의 선수 중 5명이 넘어졌다. 선수들의 결과를 기다리며 각국 취재진들이 대기하는 믹스트존에서는 선수들의 잇따른 실수에 환희와 탄성, 탄식이 교차했다.
메달 후보 아당 샤오잉파(프랑스)는 무려 세 차례나 점프 실수를 하며 무너졌다. 말리닌과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도 부진했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한 차준환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6.2.14 dwise@yna.co.kr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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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금메달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선수가 가져갔다. 이날 유일하게 실수가 없었던 카자흐스탄의 미하일 샤이도로프(291.58점)도 금메달이 확정된 뒤 믿지기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카자흐스탄이 32년 만에 동계 올림픽에서 거둔 첫 금메달이었다. 샤이도로프에 이어 가기야마 유마(280.06점), 사토 순(274.90점·이상 일본)의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불과 0.98점 차로 아깝게 메달을 놓친 차준환도 한 번의 점프 실수가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차준환이 두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성공했다면 은메달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다. 차준환은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성적(5위)을 넘어 4위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밀라노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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