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11일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일이 국민의힘이 여당일 때 일어났다면 민주당은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난리 났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당무 개입은 민주당이 그토록 부르짖던 탄핵 사유”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내내 당무 개입 의혹으로 홍역을 앓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역공을 펼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도 재소환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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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민의힘 내 인사 개입 의혹
윤 전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은 대체적으로 당의 징계나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2022년 7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됐다. 권 의원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냈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가리킨다. 이같은 텔레그램은 이 의원이 성상납·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윤리위 징계를 받아 당대표 직무가 6개월간 정지된 것이 이 의원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작용한 결과라는 의혹을 재점화했다.
2023년 3·8 전당대회에서도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일었다. 당권에 도전하는 김기현 의원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경원·안철수 의원은 배제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다.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되며 당내 친윤 그룹·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불출마하게 됐다. 대통령실이 안철수 의원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마케팅에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윤심이 김 의원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2024년에는 윤 전 대통령 측이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해 당무 개입 문제가 재조명됐다. 민주당은 사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 전 대통령을 서울경찰청에 공직선거빕 및 정당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때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정당 활동, 당무 선거 등과 공직자의 공무는 구분돼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공직자들의 선거 관여 또는 정치 중립의무 위반 등이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후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과 이 비서실장을 공직선거법 및 정당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李, 민주당에 ‘합당’ 의중 전달 의혹
이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은 ‘합당’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홍익표 (정무)수석이 전한 대통령의 입장은 통합 찬성”이라며 “현재 상황상 지선 이전 통합은 어렵지만, 지선 이후에 합당하고 전대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한다”고 썼었다. 그는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수임 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 입장까지 전달받았다”며 “대통령실에서는 다음 주 통합과 연동된 이벤트까지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이 합당의 시기와 방식에 대한 이 대통령 의견을 민주당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강 최고위원 페이스북 내용에 부합하는 합당 관련 방침을 결정하면서,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에서는 당의 인사 문제가 아닌 이상, 대통령이 당에 관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당헌 제105조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이 당론 결정에 참여할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다만 당내에서도 논란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 최고위원도 논란을 의식한듯 페이스북 글을 즉각 삭제했다. 그는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글이 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삭제를 지시했다”면서 “의원실 내부 실수라 대응하지 않았지만, 이를 두고 온갖 억측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어 밤새 고통스러웠다”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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