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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피지컬AI' 전환 피할 수 없다"…'노동의 종말'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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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아틀라스' 투입 추진…노조 "고용 충격 우려"

    직장인 절반 "AI가 일자리 대체할 것"…불안감 확산

    전문가들 "전환은 불가피…기술과 공존할 방법 찾아야"

    전환훈련 확대 필요…"청년 초기 일자리 진입 지원 중요"

    뉴시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지난달 5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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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고홍주 박정영 기자 =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어차피 올 세상이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도입을 반대하는 현대차 노동조합을 향해 던진 발언이다. 고령화로 인해 숙련 인력이 줄고 산업재해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 전환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공정 자동화가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산업혁명 이후 반복돼온 '노동의 종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아틀라스'가 불러온 논쟁…노조 "단 1대도 못 들여"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부터 미국 공장에 배치하는 등 생산 공정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에는 정확도나 효율성이 부족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뉴 아틀라스는 다르다.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를 갖춰 실제 인간처럼 움직임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우선 부품 분류와 물류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한 뒤, 2030년부터 부품 조립 공정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현대차 노조다. 현재는 미국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이 같은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공장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달 22일 소식지를 통해 "아틀라스의 대량 양산과 생산 현장 투입 시 고용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노조가 아틀라스 반입을 꺼리는 이유는 역시 고용 문제다. 삼성증권은 'CES 2026 분석 리포트'에서 아틀라스의 초기 생산 원가를 약 13만~14만달러(한화 약 2억원)로 추정했다. 대량생산 시에는 1만대 기준 5만달러(7260만원), 3만대 기준 3만3000달러(4795만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기아 생산직의 평균 연봉이 성과급 포함 약 1억2000만원 수준인 점을 비교하면 사람 1명의 몫을 아틀라스 2~3대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도입은 피할 수 없다…핵심은 '공존 방향성 모색'"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4년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에 학생이 채용정보 게시판 앞에 앉아 있다. 2025.12.30.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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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인간 노동의 대체 가능성에 대한 공포는 자동차 업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0월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8.2%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 역시 일자리의 AI 전환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데 공감대를 모으고 있다.

    김기승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기술적으로 AI 전환을 반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근로자들은 자기 일자리를 잃는 것을 걱정하지만, 어려운 일이나 위험한 일은 로봇이 하면서 어떻게 서로 협력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피지컬 AI는 이제 막 발전하는 단계이고 상용화 된 케이스는 없다"면서도 "상용화될 경우 사실상 제조업 현장에서는 인간이 필요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흔히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심비우스로 바뀌었다고 표현하는데, 지금 시대에는 과거의 인간이 가지고 있던 능력과는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AI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노조의 주장은 타당하긴 하지만 미래 관점에서 봤을 때 AI와 어떻게 파트너십을 맺을 것인가 고민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외 연구결과는 인간 노동이 그대로 사라지기보다 형태가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4년 펴낸 'AI 발전의 고용효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의 약 9.8%는 AI 기술로 인해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고 약 15.9%는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노동 전체를 단순히 대체하기보다는 특정 과업을 자동화하거나 보완하면서 직무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재원 메이데이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피지컬 AI가 들어오면 기존 직무는 대체되겠지만, 그 기계를 관리·설계·검수하는 새로운 역할이 생긴다"며 "노동시장은 결국 섞이고 다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직종 전환 교육…"초기 일자리 진입 지원이 중요"

    단순·반복 노동에 대한 대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직종 전환 훈련이나 재교육이 더욱 강조된다.

    특히 아직 일자리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층 지원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방안'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10.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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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민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젊은 세대에서 가장 먼저 없어지는 일자리가 '경력 초기 일자리'"라며 "사다리로 비유하면 1·2·3계단이 없는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보조 업무가 빠르게 줄어들 경우 청년들이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숙련을 축적할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년들이 실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자리를 확보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기승 교수 역시 "단지 고용보조금만 지급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기술을 익히고 AI에 적응할 수 있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의 학교 교육 시스템으로는 어렵다.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산업현장의 AI 전환이 빠르게 다가온 만큼,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AI 기술혁명은 노동자에게 실직의 공포가 아니라 능력 향상의 도구가 돼야 한다"며 "AI 기술 발전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청년·중장년·취약계층 등의 특성에 맞는 모두의 AI를 위한 직업훈련을 실행해달라"고 지시했다.

    노동부는 올해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해 디지털·AI 분야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청년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전환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산업별 수요에 맞춘 훈련과 현장 연계형 교육을 확대해 단순 실업 지원을 넘어 재배치 중심의 고용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us0603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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