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00선 돌파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은행 예금과 가상자산, 부동산에 머물던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다. 새해 들어 은행 수신은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든 반면 자산운용사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자산 간 힘의 균형이 흔들리며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전체 수신 1787조6178억원 가운데 요구불예금 비중은 29.8%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동성 확대 국면이던 2020~2022년 40%를 웃돌던 비중이 약 5년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전월 대비 50조8000억원 급감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한 달 새 91조9000억원 불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주식형 펀드에 37조원,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33조원이 유입되며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의 이동이 뚜렷해졌다.
자금 이동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12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월간 거래대금은 541조원으로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거래대금의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5조원으로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10%에도 못 미쳤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5대 시중은행(NH농협은행 포함)의 가계대출 잔액은 12일 기준 765조2543억원으로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이 두 달 이상 줄어든 것은 2023년 4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차입을 통한 자산 확장이 둔화되면서 자금이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금의 최종 흡수처는 증시였다. 코스피 ‘불장’이 돈의 방향을 끌어당겼다 코스피는 지난해 6월 4일 2770.84에서 8개월 만인 이달 13일 5507.01까지 치솟았다. 시장 체급도 급격히 커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0조원을 넘어섰다. 성과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연간 75% 넘게 상승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5000선을 상회하고 있지만 이번 상승장은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한 펀더멘털 장세”라며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종 수혜와 정책 모멘텀이 이어지는 만큼 구조적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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