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피해자들이 포함된 전세사기 전국대책위와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들이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은행 본점 앞에서 부실 대출 심사로 전세사기 피해를 키운 5대 시중은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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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은행들이 2020년 이후 전세대출로 29조원 넘는 이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무위험 상품인 전세대출로 거둔 수익이라는 점에서 은행들도 전세사기 피해 회복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18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 전세대출 현황’을 보면, 이들 은행이 지난 6년(2020~2025년)간 거둬들인 전세대출 이자수익(비용 공제 전)은 29조330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 잔액은 117조4622억원에서 154조3487억원으로 31.4%(36조8000억원) 급증했다.
5대 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6조129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렸고 우리은행(5조9805억원), 국민은행(5조6168억원), 하나은행(5조148억원), 농협은행(4조3618억원) 순이었다. 인터넷은행 중에는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1조9584억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처럼 은행들이 전세대출을 통해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쌓았는데도 전세사기 피해 회복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대출 상품은 정부 등 보증기관의 보증을 거친 대출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원금 손실 위험이 크게 낮은 상품이다. ‘전세사기’가 터지더라도 손실은 은행이 아니라 보증기관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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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지난 6년간 전세대출로 30조원에 가까운 이자수익을 거둔 은행들이 상생기금 출연 등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보증 3사(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서울보증보험)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는 6만1854건으로 누적 사고금액은 13조3813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은행들의 ‘장기분할 프로그램’도 안내가 미흡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2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장기분할 프로그램처럼 채무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제도는 적극적으로 안내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의원은 “이자수익 일부를 피해 회복과 주거안정 재원으로 되돌리는 등 은행권은 전세대출로 거둔 이익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으로 답해야 한다”며 “위험 주택이나 위험 임대인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도록 대출 심사와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 은행이 더 이상 ‘무위험 이자놀이’에 안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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