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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사설] ‘옥외집회 범위’ 넓힌 헌재, 표현의 자유 확장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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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헌법재판소가 26일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옥외집회를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경향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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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옥외집회를 예외없이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평화적이고 위험성이 없는 집회까지 사전신고가 없었다고 처벌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취지의 결정으로, 공공질서 유지가 헌법(제21조 1항)에 명시된 집회·결사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선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헌재는 2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청구인들이 자신들에게 적용된 집시법 규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청구인들은 2016년 12월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가 사전신고 없이 연 옥외집회라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2심은 기자회견을 옥외집회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사전신고 대상인 옥외집회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헌재는 미신고 옥외집회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집시법 22조 2항에 대해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적고, 실제로도 평화롭게 집회가 진행·종료돼 위험성이 없는 점이 확인되는 미신고 옥외집회까지 처벌하는 것은 입법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옥외집회에 대해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한 옛 집시법과 현 집시법 제6조 1항에 대해선 합헌 결정했다.

    헌재 결정은 기자회견 등 위험성이 낮은 집회마저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비례성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집회의 자유는 특정 의제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여 의사표시를 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 집회 전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당국의 보호·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지 허가를 얻자는 차원이 아니다. 헌재의 결정은 집회의 자유와 공공질서 사이의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할 필요성을 일깨운 것이자, 시민의 헌법적 권리 확장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헌재의 결정으로 기존 조항은 2027년 8월31일까지만 유지된다. 국회가 집시법 개정을 서둘러 헌재 결정을 뒷받침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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