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현 검사, 상관과 개별면담 전 주변인에 "이게 왜 기소냐" 메시지
'압력 행사 의혹' 엄희준 전 지청장 "주임검사의 독자적 무혐의 결정"
쿠팡 본사 상황은?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전재훈 기자 =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했던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상관 불기소 압력'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주임검사가 불기소 의견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입장이 엇갈리는 여러 당사자들의 주장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쿠팡 사건 주임검사인 신가현 검사의 압수물 분석 결과, 그가 작년 2월 13일 동료 검사에게 "이게 왜 기소냐"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작년 해당 사건을 부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신 검사는 같은 해 2월 3일 부천지청 형사3부로 발령됐는데, 해당 사건을 검토한 뒤 노동청의 '기소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 검사는 이 밖에도 수사 과정에서 불기소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문지석 부장검사가 기소 의견을 강요하고 무리하게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하려 한다는 취지로 주변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 또한 특검팀이 확인했다고 알려졌다.
불기소 압력을 행사한 윗선으로 지목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당시 부천지청장)는 이를 두고 "(신 검사가) 무혐의 심증을 형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검사는 최근 의견서를 내고 "직권남용의 상대방으로 설정된 신 검사는 자신의 증거수집 및 법리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무혐의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엄 검사는 "신 검사가 동료 검사 등에게 보낸 메시지에 의하면 저와 개별 면담을 하기 8일 전인 2025년 2월 13일에 이미 무혐의 의견을 가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이는 제가 신 검사에게 무혐의 의견을 강요한 게 아니라 신 검사가 먼저 무혐의 의견을 저에게 밝혔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려면 신 검사가 기소 의견을 밝혔거나 그러한 심증을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무혐의 의견을 강요해야 한다"면서 무혐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은 것이 규명됐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그는 신 검사가 불기소 결정문 초안을 직접 작성한 점, 무혐의 처분 뒤 고소인들이 항고를 제기하자 신 검사가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해 항고 기록에 편철한 점 등을 들어 신 검사가 스스로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질문에 답변하는 '쿠팡 외압 의혹' 엄희준 검사 |
앞서 부천지청은 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작년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대해 문 부장검사는 당시 상관이던 엄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가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문 부장은 작년 2월 21일 엄 검사가 신 검사와 개별 면담을 하며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주장도 펼쳤다.
엄 검사는 신 검사와 개별 면담한 2월 21일 이전에 신 검사가 무죄 심증을 형성했다는 증거가 있으므로 자신의 직권남용 혐의는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엄 검사는 이날 오전 3차 피의자 조사를 위해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지난 조사 과정에서 신 검사가 개별 면담 8일 전인 (작년) 2월 13일 동료 검사와 지인에게 쿠팡 사건은 기소하기 어려운 건이라고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부장검사가 유명세를 얻어 스타 검사가 되기 위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피의자를 소환해서 기소하려고 한다며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해 비난하는 메시지가 확인됐다"며 "신 검사에게 제가 무혐의를 강요한 적 없다는 것이 객관적인 물증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엄 검사는 또 "부천지청은 수원지법 안양지원이 동종 유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사례를 참고해 무혐의 처분을 했는데, 최근 (안양지원 사건) 항소심에서도 퇴직금을 리셋(초기화)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시했다"며 "부천지청의 무혐의 결정이 정당하다는 것이 법원에서 두 차례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신 검사를 압박해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고, 문 부장검사의 수사할 수 있는 권리를 방해했다며 직권남용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엄 검사를 상대로 쿠팡 사건을 무혐의하라고 종용한 사실이 있는지, 쿠팡 측에서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청탁받은 게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지청이 무혐의·불기소한 사건을 재수사한 특검팀은 지난 3일 쿠팡 일용직 근로자의 상근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쿠팡CFS 전현직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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