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문 보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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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가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기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은 이후 증거를 추가로 수집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거능력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2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1234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수사권을 가지는 공수처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은 검사는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이에 대해 추가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공수처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은 후 검사가 추가로 수집한 증거들은 그 수집과정에 법률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1월15일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한 뒤 같은 달 19일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대통령 수사권만 있을 뿐 공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같은 달 23일 검찰로 윤 전 대통령 신병과 사건기록을 넘겼고, 검찰은 법원에 구속기간 연장(10일)을 신청했으나 두 차례 기각됐다. 공수처 송부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법원 판단의 요지였다. 결국 검찰은 1차 구속기간 만료 전인 지난해 1월26일 윤 전 대통령을 서둘러 기소했는데, 1심 재판부가 ‘구속기간이 지나 기소가 됐다’는 윤 전 대통령 측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면서 구속 취소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공수처법에는 공수처가 수사권만 가지는 고위공직자범죄 등에 대해 공수처 검사가 수사를 한 때에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그에 대해 공소권을 가지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에게 공수처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이나 재수사요청권 등과 같은 통제권한을 별도로 부여하고 있지 않고, 공수처장에게 해당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를 신속하게 통보할 의무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공수처법이 제정된 배경에는 그동안 권력형 부정사건이나 정치적 성격이 강한 부패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반성적 고려를 전제로 현행 형사소송법상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 제도 하에서의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지난해 1월23일 공수처로부터 윤 전 대통령 기록을 송부받은 뒤 수집한 증거가 전부 수사보고서, 변호인 의견서, 뉴스, 판결문으로 증거수집 과정에서 피의자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이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바, 수집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수사한 사건기록들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관련 법률과 규정 등을 볼 때 “현역 군인에 대한 재판권을 가진 군사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군검사와 그의 지휘를 받는 군사법경찰관만이 현역 군인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현역 군인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은 여 전 사령관 등이 현역 군인임을 알면서도 군검사의 협조 등이 없이 수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경찰의 수사는 현역 군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경찰이 수사한 것으로서 위법해, 법률을 위반해 수집한 증거들은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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