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하운드13 본사. /사진=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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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웹젠 등 퍼블리싱(유통)을 맡은 대형 게임사들이 외부 개발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퍼블리싱 구조 상 외부 개발사와의 갈등은 고질적으로 발생해온 문제지만, 출시한 지 한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신뢰를 쌓고,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9일·40일...연이은 초단기 서비스 종료
20일 웹젠에 따르면 '드래곤소드'는 전날부로 신규 결제를 중단하고, 지금까지 발생한 드래곤소드 내 결제금액을 전부 환불할 예정이다. 웹젠은 드래곤소드 서비스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운드13은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드래곤소드는 하운드13이 개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그러나 퍼블리싱을 맡은 웹젠과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출시된 지 불과 29일 만에 서비스 존폐위기를 맞았다. 현재 미니멈 개런티(MG, 선지급 계약금) 미지급을 두고 양사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비교적 흥행하지 못한 게임이 출시된 지 몇 개월만에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 갈등이 발생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비스 중단까지 이르는 시간이 이례적으로 짧았던 데다, 개발사가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카카오게임즈의 수집형 RPG '가디스오더'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가디스오더는 개발사인 픽셀트라이브의 자금난으로 인해 출시된 지 40일만인 같은 해 11월 3일 업데이트를 중단해야만 했다.
로드컴플릿에서 분사해 설립된 픽셀트라이브는 2024년 12월 기준 자본총계 마이너스(-)60억원에 이르는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가디스오더 출시 후 성적이 신통치 않자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 절차를 밟았다. 픽셀트라이브는 파산절차를 밟았으며, 한 달만인 12월 4일부 법원으로부터 파산을 선고받았다.
가디스오더 퍼블리싱을 맡았던 카카오게임즈는 뒷수습으로 진땀을 빼야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2월 픽셀트라이브의 모기업인 로드컴플릿과 가디스오더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지스타에 주요 차기작으로 소개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계약금, 마케팅비 등 가디스오더 퍼블리싱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퍼블리싱 구조 한계? 에스크로 제도 도입해야
웹젠과 카카오게임즈의 사례를 두고 외부 개발사에 의존하는 퍼블리싱 전략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퍼블리싱은 자체 개발에 비해 신작 출시까지 들이는 비용을 줄이고, 실패에 따른 위험이 분산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개발사 내부에서 경영 리스크가 발생해도 퍼블리셔가 이를 통제하기는 어렵고, 웹젠의 사례처럼 개발사와의 갈등을 비롯한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퍼블리셔의 관리 태만을 지적하기도 한다. 일부 퍼블리셔가 매력적인 개발사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조건을 내걸거나, 개발사와의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한달도 안 되어서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건 처음 비딩(입찰)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퍼블리싱 권한을 가져오기 위해 다소 무리한 조건을 내걸다보면 개발 타임라인 등 계약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개발사와 퍼블리셔 모두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다가 문제가 곪아 터지는 경우도 많다"라 말했다.
결국 게임을 즐기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만큼,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근본적인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개입해 일종의 '에스크로(보증금신탁)'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지수 기자 pjs@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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