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충남지사 '맹탕 법안' 공세…현직 프리미엄 내세워 재선 도전
민주당 후보들 '강훈식 등판론' 속 전직 시장·지사 출마 러시
6ㆍ3 지방선거 (PG) |
(대전·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김준범 기자 = 6·3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충남대전통합특별시장 선거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광주·전남, 대구·경북과 달리 대전·충남 통합법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졸속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진일보한 단계의 통합 논의를 진전시켰던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는 정부와 여당 주도의 행정통합 속도전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연일 대여(對與)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정부 정책에 발맞출 수 있는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통합특별시가 갖게 될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긴급회동 하는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
◇ '현직' 프리미엄 내세워 재선 도전…국민의힘 소속 현 단체장
국민의힘에서는 이장우 현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워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양쪽 다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지금은 대의가 중요하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당초 국민의힘 주도로 이뤄져 왔던 대전·충남 통합 추진 과정에서 통합이 성사될 경우 김태흠 지사가 이 시장에게 '양보'할 것으로 예견됐지만, 통합시장 선출의 시계추가 앞당겨지면서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김태흠 지사는 대전·충남 통합에 대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할 필수 과제'인 만큼 기본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부에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며 출마 명분을 쌓는 모양새다.
이장우 시장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투표를 시행할 것을 요구한 데 이어 자체 대규모 설문조사를 벌여 결과에 따라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는 등 정부발 통합 강행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대로 추진하는 통합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김태흠 지사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충남과 달리 대전에서는 통합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더 높은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뚜렷하게 다른 경쟁자가 없어 현역 단체장 간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 충남대전통합특별시장 후보들 |
◇ 강훈식 등판? 전직 시장·지사, 의원들 출마 러시…민주당 주자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훈식 등판론'이 판세를 흔들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가상 대결 조사에서 여야 주자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여권의 핵심 카드로 떠올랐다.
다만 당내에서는 전략공천 여부와 경선 방식 등 '공천 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자들 간의 수 싸움도 치열하다.
강 실장 측은 여전히 "국정에 전념하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어 실제 등판이 '전략적 차출'이 될지, '당원 경선'을 통한 정면승부가 될지는 미지수다.
안갯속 판세에 기존 여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지난 11일 출마를 선언하며 "검증된 행정 경륜"을 부각했다.
민선 7기 도정을 이끌었던 안정감을 바탕으로 바닥 민심을 훑고 있는 양 전 지사는 "어떠한 경선 룰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강 실장과의 경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도전장을 낸 박정현 부여군수는 '현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박 군수는 자치분권 전문가임을 자임하며, 중앙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풀뿌리 정치의 저력'을 강조하며 당원 표심을 공략 중이다.
국회 내에서는 박수현(공주·부여·청양), 복기왕(아산갑) 의원이 지역구 조직력을 바탕으로 추이를 살피고 있다.
박 의원은 특유의 소통 능력을, 복 의원은 아산시장과 정무비서관 경력을 내세워 잠재적 후보군으로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충남대전통합특별시장 후보들 |
대전에서는 지난 대전시장 선거에서 2.39% 포인트 차이로 국민의힘 이장우 현 시장에게 석패한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가장 먼저 예비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충남과 대전을 하나로 묶어 대한민국 제2의 경제수도로 만들고, 시·군·구에 재정권과 자치사무권의 일부를 과감히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서구을 박범계 의원도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대전의 세계적인 연구 역량과 충남의 강력한 제조·산업기반을 묶어 통합시 전역을 연구개발 실증단지이자 규제 샌드박스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장종태 의원과 장철민 의원은 각각 '지역행정과 중앙정치를 모두 경험한 전문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AI 특별시'와 '신(新)수도권'을 통합시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 통합, 득일까 실일까…지방선거 최대 변수로 떠올라
지역 정계에서는 충남·대전 행정통합 추진 여부가 막판까지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 출마 공직자는 선거일 90일 전(3월 5일)까지 사퇴해야 하지만, 통합 특별법 부칙에는 '법 시행일로부터 10일 이내 사직'을 허용하는 특례 조항이 담겨 있어 특별법 통과 시점이 늦어질 경우 현직 의원이나 단체장들의 출마 저울질로 막판까지 후보군 확정이 미뤄질 수 있다.
통합이 무산될 경우 역풍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광주·전남, 대구·경북만 통합법이 처리되고 대전·충남만 무산될 경우 당초 적극적으로 통합을 추진했던 현직 단체장들은 책임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발목 잡기'로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적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민주당도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발의 법안이 조세 이양과 자치 분권이 없는 '맹탕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야당과 협치 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강행해 무산을 자초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jyoung@yna.co.kr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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