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중 2시간 당명·TK 행정통합 논의…일부 의원들 "김빼기" 반발
장동혁 "회견문 전문 봐 달라"…일부 중진들 "갈등보다 대여투쟁을"
의원총회 발언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조다운 기자 = 2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당초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도 '절윤'(絶尹)을 거부한 것을 두고 격론이 예상됐으나 맥 빠진 인상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비공개 의총에서 지도부가 2시간가량 당명 교체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사안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관한 우려 사항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면서 정작 당의 노선을 둘러싼 논쟁은 제대로 다루지도 못한 모습이다.
이미 장 대표를 비판했던 일부 의원들만 발언대에서 기존 입장을 반복했고, 장 대표 역시 자신의 발언 취지를 곱씹어달라고 요청하는 선에서 의총은 종료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발언 듣는 장동혁 대표 |
◇ 3시간 의총, '당명개정·행정통합'에 두 시간…"입틀막 의총" 비판
이날 의총은 전날 송언석 원내대표의 원내 공지로 소집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사법개혁법안' 강행 대응책을 논의하고, 당명 개정에 대한 원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목적이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에도 장 대표가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 "아직 1심으로,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당내 파문을 일으킨 점을 감안하면 당의 노선과 관련한 난상토론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의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한 의총에서 절반인 90분가량은 당명 개정 경과에 대한 보고로 채워졌다.
일부 의원이 항의하자 이번엔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과 관련해 광역의원 숫자 급감 등 부작용이 문제라는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결국 2시간이 지나서야 '절윤 거부' 논란에 대한 발언이 나왔고, 의총이 끝날 땐 30명가량만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말미에 발언대에 선 6선 조경태 의원은 "내란수괴범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참패한다. 우리당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순장조냐"고 했다.
그는 "오늘 절윤 할지 말지 논의해야 하는데 당명개정·행정통합으로 시간을 끌고 일종의 김 빼기를 했다. 당 지도부가 꼼수를 부리면 안 된다"며 "장 대표는 당을 제대로 끌고 갈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내려오는 게 맞다"고 압박했다.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의 조은희 의원은 의총장을 나온 뒤 페이스북에 "오늘 의총에서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수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게 맞는지 국회의원 비밀투표와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하고자 했는데 어제 당 지도부가 폐기한 당명 개정 얘기로만 점철됐다"며 "입틀막 의총"이라고 썼다.
최근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로 서울시당위원장직을 박탈당한 배현진 의원도 기자들에게 "2시간 가까이 당명 개정에 대구·경북 통합 논의만 하는데 이렇게 한가한가"라고 했고, 친한(친한동훈)계 한지아 의원도 "순서 자체를 그렇게 짠 게 의도적인 것 아이냐"고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 |
◇ 일부 중진 "절윤 논란은 민주 프레임, 똘똘 뭉쳐야"
중진 의원들은 지선을 앞둔 당의 적전분열을 경계하는 의견을 내놨다.
5선의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사법 파괴로 삼권분립 체계를 흔드는 상황에서 더는 당내 갈등이 문제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절윤' 논란도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프레임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당내 갈등보다는 대여 투쟁을 강고하게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5선 윤상현 의원도 기자들에게 "지도체제 개편과 사퇴는 답이 아니다. 장 대표 체제하에서 의견을 수렴해 갈등을 해소하고 똘똘 뭉쳐 하나가 돼 이재명 정부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의총에서 "윤석열 정부 실패를 막지 못한 건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다. 국민과 역사 앞에 감동적으로 속죄하고 12·3 비상계엄과 내란·탄핵 프레임을 벗고 선거 체제로 가자"고 말했다고 취재진에 소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발언 듣는 장동혁 대표 |
◇ 張 "회견문 전체 봐달라…강성 지지층 휩싸인 의사결정은 오해"
장 대표는 의총 말미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언론에 소개되는 표현보다 회견문 전체를 읽어봐 달라. 대표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절윤을 선언하지 않은 자신의 회견이 여론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숙고를 거친 결과물이라는 취지다.
장 대표는 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의 내부 여론조사, 설 연휴에 실시된 지상파 여론조사 등을 거론, "강성 지지층 일부에 휩싸여 의사 결정한다는 오해나 걱정을 하는데, 모든 여론조사를 살피면서 세부 요인까지 꼼꼼히 보면서 당 대표로서 의사 결정을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대안과 미래 소속 일부 의원들이 "여연이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을 모아 공개 토론이라도 해보자"고 반박했으나, 추가 논의 없이 의총은 끝났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금 급한 게 '윤 어게인'으로 지선을 치를 수 있냐 없냐인데 누굴 위해 의총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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