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4 (화)

    멕시코, 마약왕 사살…뒤엔 트럼프 있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지원 받아 멕시코 軍 소탕 작전

    위성 감시로 엘 멘초 등 위치 전달

    美국무부 “세계 위한 중대한 진전”

    카르텔 보복 방화 등 폭력사태 확산

    학교 휴교령·항공편 취소 잇달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마약 조직 중 하나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을 이끌어온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가 멕시코군의 군사작전으로 사살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 차단을 위한 대(對)멕시코 압박 수위를 높여온 가운데 이번 작전은 멕시코 군 당국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단행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중남미 마약 조직 소탕의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했지만 멕시코 내에서는 보복성 폭력 사태가 확산되며 치안 불안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2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이날 할리스코주 일대에서 군사작전을 실시해 CJNG 수장 엘 멘초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작전 과정에서 멕시코군은 조직원 4명을 현장에서 사살했으며 엘 멘초를 포함한 핵심 인물 3명은 부상을 입고 압송하던 도중 숨졌다. 또 2명이 체포됐고 장갑차와 로켓 발사기 등 중화기가 압수됐다. 교전 중 멕시코군 병력 3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번 작전은 멕시코군이 직접 수행했으며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합동 범정부 카르텔 대응 태스크포스(TF)’가 지원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위성 감시와 통신 감청을 통해 조직 지도부의 위치를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멕시코 당국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난한 농가 출신인 엘 멘초는 경찰로 근무하다 1990년대 마약 조직과 연루되며 범죄 세계에 발을 들였다. 1994년 미국에서 마약 유통을 공모한 혐의로 약 3년간 복역한 뒤 멕시코로 추방됐고 이후 멕시코에서 세력을 확장했다. 2010년 할리스코주를 거점으로 CJNG를 창설한 그는 조직을 급속히 키웠고 CJNG는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카르텔을 상대로 지상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카르텔이 멕시코를 좌우하는 현실을 지켜보는 것은 개탄스럽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의 멕시코 영토 내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한 발언으로 논란을 낳았으며 멕시코 정부는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엘 멘초의 사망에 미국 정부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에 “멕시코 보안군이 가장 잔혹하고 무자비한 마약 두목 중 한 명을 제거했다는 소식을 방금 접했다”며 “이는 멕시코와 미국·라틴아메리카, 나아가 세계를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작전이 멕시코 내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CJNG 수장 사살 이후 할리스코주와 인접 지역에서 조직원들이 차량을 불태워 도로를 봉쇄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호세 마리아 라모스 가르시아 교수는 “엘 멘초 사망 이후 폭력적 반발이 나타나는 것은 이들 조직의 막대한 역량과 그들이 더욱 강력해졌음을 보여준다”며 “국가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폭력 사태가 확산되자 할리스코주는 23일 전격 휴교령을 내리고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멕시코·아이슬란드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비롯한 각종 행사도 취소됐으며 미국 항공사 알래스카·유나이티드·사우스웨스트와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에어캐나다 등도 할리스코주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모든 주정부와 완벽한 공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며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