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열 농심 부사장 프로필. 한지영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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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오너가 3세 신상열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전무 승진 1년여 만에 부사장으로 올라선 데 이어, 부사장 승진 이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이사회 진입이 추진되면서 미래사업을 총괄하는 그의 역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 달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신 부사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오너 3세’ 신상열, 이사회로
1993년생인 신 부사장은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이자 고(故) 신춘호 창업주의 손자다.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에 대리로 승진했고, 이후 경영기획팀 부장과 구매담당 상무 등을 거쳤다. 2024년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으며, 입사 약 7년 만에 사내이사 선임이 추진되고 있다.
통상 오너 3세가 임원 승진 이후 일정 기간 경영 경험을 쌓은 뒤 이사회에 합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빠른 흐름이다. 다만 이번 인사의 초점은 승진 속도 자체보다는 책임 범위 확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 추진이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농심의 최대주주는 농심홀딩스(지분 32.72%)이며, 신 부사장의 농심 지분은 3.29% 수준이다.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역시 1.41%에 그쳐 부친인 신동원 회장(42.92%)과는 격차가 큰 상황이다. 당장은 경영권 이동보다는 전략 부문에 대한 역할 강화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농심 관계자는 “신상열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부사장 승진에 따른 것”이라며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2030’ 전략을 실행 단계로 옮기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비전2030’ 실행 전면에…글로벌·신사업 시험대
신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사업실은 농심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투자와 인수합병(M&A), 글로벌 사업 전략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그는 이 조직을 이끌며 스마트팜과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 추진에 참여해 사업 다각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농심이 추진 중인 중장기 성장 전략 ‘비전2030’ 실행과 맞닿아 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4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로 끌어올려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과 넷플릭스가 협업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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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최근 둔화된 실적 흐름도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심은 2023년 매출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후 내수 소비 위축과 원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확대 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2024년 매출은 3조438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631억원으로 감소해 전년 대비 20% 넘게 줄었다.
실적 회복 속도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5111억원, 영업이익은 1810억원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연간 기준으로 해외 사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비용 집행이 확대되면서 이익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역시 농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8792억원, 영업이익은 30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효과가 나타나면서 북미 법인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나, 글로벌 마케팅 비용 집행과 금값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 부담으로 인해, 한국법인의 수익성이 당사 기대치를 크게 하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둔화 국면…결국 관건은 ‘성과’
이 같은 환경에서 신 부사장의 역할은 미래사업실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 실행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전체 매출의 약 80%가 라면 사업에서 발생하는 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 부사장은 라면 사업의 해외 확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푸드테크 등 비(非)라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너 3세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확대와 신사업 추진 성과는 장기적으로 그룹의 경쟁력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경영자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인 만큼, 충분한 현장 경험과 실무 역량을 함께 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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