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포함 플랫폼 대부분 '단독 입점' 전략
차별화 전략·1위 지위 남용 의견 갈려
그래픽=비즈워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달의민족이 또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처갓집양념치킨 일부 가맹점주들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 한국일오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입니다. 배민이 한국일오삼과 '배민 온리' 프로모션을 추진하면서 다른 배달앱 이용을 사실상 막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찬성과 반대 사이
우아한형제들과 처갓집양념치킨 가맹본부 한국일오삼은 지난달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난 9일부터 배민 온리 프로모션을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가맹점은 중개수수료를 기존 7.8%보다 낮은 3.5%로 낼 수 있는데요. 대신 쿠팡이츠·요기요 등 다른 민간 배달앱 판매를 중단한다는 조건이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가맹점주들이 이 프로모션에 반발해 법무법인 YK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공정위에 배민과 한국일오삼을 신고했습니다. YK에 따르면 이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옥에서 김지훈 우아한형제들 사업부문장(사진 오른쪽)과 김재훈 한국일오삼 전무가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우아한형제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우선 이들은 배민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사실상 프로모션을 거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으면 배민에서 가게가 덜 노출될까 우려돼 강제로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또 이들은 배민이 다른 배달앱 입점을 막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배민이 쿠팡이츠·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 입점 기회를 빼앗으면서 사실상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할인 프로모션의 수수료 정산 방식 역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배민이 총 할인액의 50%를 지원해준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건데요. 최근 진행한 프로모션의 경우 총 할인액 6000원 중 배민이 부담한 건 2000원뿐이라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배민의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우선 배민이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들에게 프로모션 참여를 강제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가맹점들이 전용 할인관 페이지에 별도로 노출되기는 하지만 미참여 가맹점이라고 해도 배민앱 치킨 카테고리, 검색 결과 등에서는 똑같이 노출된다는 겁니다.
할인 프로모션 비용 분담 역시 일방적으로 정한 적이 없다는 게 배민의 입장입니다. 프로모션 전 배민이 가맹본부 한국일오삼과 계약서를 체결한 후 가맹본부가 가맹점 동의를 받아 진행하는 만큼 일방적인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배민은 오히려 이 프로모션이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의 매출 증대와 손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수수료가 7.8%에서 3.5%로 낮아지면 매출 규모에 따라 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인데요.
실제로 90% 가량의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가 프로모션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배달앱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수수료 절감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가맹점주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행이냐 불공정이냐
사실 배민의 '독점 배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배민은 지난해 6월 교촌에프앤비와 손잡고 비슷한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배민은 쿠팡이츠 철수를 조건으로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에게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협약을 추진했는데요. 이때도 많은 가맹점들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처갓집양념치킨과 마찬가지로 1위 배달앱이 경쟁사를 몰아내려고 한다는 논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양사 협력이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단독 입점 전략을 배민만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기 브랜드를 독점 유치해 차별화를 꾀하는 건 배달앱뿐만 아니라 유통, 패션, 뷰티 등 여러 플랫폼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관행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민의 최대 경쟁자인 쿠팡이츠 역시 사업 초기부터 일부 유명 맛집들을 단독으로 유치하며 성장해왔는데요. 현재도 일부 브랜드를 단독으로 선보이면서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배민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지도 완전히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전히 배민은 쿠팡이츠보다 훨씬 앞선 1위 사업자지만 배달앱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도권 시장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민을 추월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쿠팡이츠가 월간 서울 카드 결제액을 기준으로 배민을 추월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죠.
이처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플랫폼이 인기 브랜드를 묶어두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건 시장 논리상 자연스러운 움직임입니다. 배민이 이번 처갓집양념치킨과의 협력 과정에서 입점 배제 대상을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난해 교촌치킨과의 협력을 추진할 때는 쿠팡이츠 입점 금지를 조건으로 걸었지만 이번에는 쿠팡이츠가 아니라 민간 배달앱 전체로 늘렸는데요. 배민 온리 프로모션이 특정 경쟁사를 몰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민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피해자는 누구
다만 이런 배민 온리 전략이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득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배민의 이 전략이 다른 프랜차이즈로 확산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앱에서 주문하기 어려워져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가 굳어지면 장기적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시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업계에서 우려하는 대목입니다. 지금은 수수료 인하라는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단 특정 플랫폼에 묶이고 나면 이후 수수료가 올라도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질 수 있죠.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를 대리하는 YK가 이번 신고에서 단순히 가맹점주 피해만이 아니라 경쟁 제한과 시장 구조 전반을 문제 삼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일 겁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신고가 공정위에서 어떤 판단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배타조건부 거래 혐의가 인정되려면 실질적인 강제가 있었는지, 시장 경쟁이 실제로 제한되는 효과가 있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데요. 가맹점주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동의했다는 점, 배민의 시장 지배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 등은 입증을 어렵게 하는 요소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YK가 배민을 상대로 법적 공세를 이어가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배민, 쿠팡이츠와 같은 배달앱들은 과거 소비자에게 할인쿠폰이 적용된 경우에도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외식업주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했는데요. 공정위가 이를 문제 삼으면서 배민은 지난해 가맹점주가 직접 부담하는 할인액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약관을 개정했습니다.
하지만 YK는 배민이 이렇게 약관을 개정하기 전 수수료를 부과한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서 지난해 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대리해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배민을 상대로 한 YK의 잇따른 법적 공세가 어떤 결론에 이를지 지켜봐야겠네요.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