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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홈플러스 논란 후 더 큰 논란… MBK파트너스 '희생의 전가' [사모펀드의 덫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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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원 기자]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이 흘렀다. 상황은 좋아지긴커녕 더 악화했다.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홈플러스의 매대는 PB(Private Brand)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임직원 급여 지급도 지연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도대체 어디쯤 서 있는 걸까.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받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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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한 지 1년이 흘렀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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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 4일이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선 지 꼬박 1년이 된다. 별 진전은 없다. 지난해 6월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 전 인수자를 찾아 매각하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ㆍ합병(M&A)'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홈플러스를 품겠다는 인수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고육책으로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분리 매각,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 통한 긴급운영자금 3000억원 조달, 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 등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참고: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긴급운영자금 3000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현재로선 쉽지 않은 목표다. 현재 확보한 건 MBK파트너스가 부담하기로 한 1000억원뿐이어서다. 홈플러스 측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11일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하라고 홈플러스 측에 통보한 이유다.]


    아무런 성과 없이 1년을 보낸 탓인지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는 더 악화했다. 공과금을 내지 못할 지경에 처하면서 점포 폐점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0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 3월까지 7개 점포를 추가로 폐점할 예정이다. 임직원 급여도 제때 주지 못하고 있다. 1월 급여는 지난 12일에 절반만 지급했고, 나머지 급여와 2월 급여ㆍ상여금은 언제 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연히 파장이 크다. 눈앞의 생계가 막막해진 홈플러스 노동자 3000여명이 근로복지공단에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를 동시에 신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홈플러스 위기가 민생의 밑단까지 파고들었단 거다.[※참고: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는 임금 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1.5%대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제도다.]


    벼랑 끝에 놓인 건 홈플러스 노동자만이 아니다. 납품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협력업체, 홈플러스 점포에 입점한 자영업자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 총 4600여곳 중 2081곳의 매출은 홈플러스에서 절반 이상이 나온다. 납품대금 지급이 미뤄질 경우, 이들 역시 존폐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가 이같은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배경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패착이 깔려 있다.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인수금액의 절반 이상인 4조원가량을 홈플러스 자산 담보로 조달(LBOㆍLeveraged Buyoutㆍ차입매수)'한 게 문제의 시발점이 됐다.[※참고: 이 이야기는 '일상 파고든 사모펀드(더스쿠프 통권 688~689호)' 파트1에서 자세히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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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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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문에 우리는 이른바 '홈플 사태'만큼이나 '홈플 사태 후의 논란'도 따져봐야 한다. 홈플러스가 위기에 빠진 후 MBK파트너스가 보인 행태를 통해 사모펀드의 위험요인을 해부할 수 있어서다. 한가지씩 살펴보자.


    ■ 논란① 사재 출연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후 'MBK파트너스 책임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이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소상공인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위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재정을 마련하겠다(2025년 3월 16일)."


    하지만 이틀 후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불참하는 등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국회 정무위가 나서서 그해 4월 10일까지 사재 출연 관련 구체적 계획을 내놓으라고 못 박았지만 MBK파트너스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김 회장은 두달 후 국회 정무위 일부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 후 MBK파트너스 측은 "김 회장이 소상공인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위해 사재 400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 1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언뜻 큰돈을 출연한 것 같지만 아니다. 실제 김 회장의 실제 출연 금액은 400억원에 머무른다. 나머지 600억원은 지난해 4월 홈플러스가 긴급경영자금 마련을 위해 마련한 DIP 대출 중 일부다. 김 회장이 보증을 섰을 뿐 사재를 출연한 건 아니다.


    [※참고: DIP 대출은 회생절차 중인 기업이 법원의 승인을 받아 신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공익 채권으로 분류된다.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해 DIP 대출채권을 최우선 변제한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MBK파트너스의 행보를 보면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믿기 어렵고, 확인할 수도 없다"면서 "사실상 홈플러스가 파산되기를 기다리는 거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논란② 임금 체불 = MBK파트너스가 노동자의 분노를 산 지점은 또 있다. MBK파트너스 경영진이 노동자의 임금과 경영진의 안위를 잇는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계추를 김 회장 등 MBK파트너스 경영진들이 구속 기로에 섰던 지난 1월로 돌려보자.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MBK파트너스 경영진 4명은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 1월 13일 법원에서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실질심사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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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법정에서 MBK파트너스 경영진은 "불구속 상태여야 임직원 급여 지급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14일 홈플러스는 "1월 급여가 지연될 것"이란 사내 공지를 올렸다. 사실이라면 임직원 급여를 볼모로 자신들의 '인신 구속'을 막아낸 것이나 다를 바 없다.


    ■ 논란③ DIP 대출 = MBK파트너스가 회생계획안에 담긴 '3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점도 짚어볼 게 있다. 이러든 저러든 '돌려막기'에 그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지난해 6월 MBK파트너스는 '인가 전 M&A'에 성공할 경우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의 운영수익을 떼서 홈플러스에 증여하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공수표'가 됐다. 그런데 지난 1월 16일 MBK파트너스는 "(당초 홈플러스에 증여하겠다던) 2000억원 중 1000억원을 활용해 DIP 대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급여 지급을 지연할 만큼 긴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DIP 대출은 말 그대로 대출이라는 점이다. 현금을 증여하는 것과 성격이 다른 데다, 홈플러스가 M&A에 성공할 경우 증여할 재원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언급했듯 DIP 대출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최우선 변제된다. 기존 일반 회생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이처럼 MBK파트너스는 '사태를 일으킨 후'에도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켰다. 사모펀드가 M&A 시장의 큰손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로 MBK파트너스뿐만 아니라 사모펀드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사모펀드가 실제적으로 피인수 기업의 경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이들도 기업가 정신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MBK파트너스가 향후 M&A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홈플러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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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 체제하에서 규모가 급격히 작아졌다. 계획대로 폐점을 이어갈 경우 2015년 142개였던 점포는 104개(2026년 3월 기준)까지 줄어든다. 추세대로라면 업계 3위인 롯데마트(112개)에 2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여전히 홈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는 2만2775명(직ㆍ간접 고용)의 노동자다. 사모펀드 체제에서 망가진 홈플 탓에 애먼 이들만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MBK파트너스는 과연 이들의 생계와 터전을 지켜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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