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공시 164건으로 연중 최다
특정 대상 처분·교환사채 발행 급증, 지배권 활용 논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상법 개정안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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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박유현 인턴기자]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말 급히 자기주식 처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황현영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자기주식 처분 관련 공시의 25.3%가 12월 한 달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제도 변화에 앞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상장사의 자기주식 처분 공시는 월평균 43.9건에 그쳤지만 12월 한 달에만 164건이 쏟아지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에 공시가 급증한 셈이다.
특히 작년 12월 자기주식 처분의 55.5%가 특정 대상에게 이뤄진 거래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평균(25.7%)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달 교환사채 발행도 23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황현영 연구위원은 "(3차 상법 개정안이라는) 제도 변화에 앞서, 자기주식을 지배권 안정이나 승계 구조 정비에 활용하려는 유인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대주주 자녀에게 자기주식을 넘기는 사례는 편법 승계 논란을 낳을 수 있고,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우호 주주를 형성한 사례 역시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 말 기준 국내 상장사의 66.2%(1723개)가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자기주식 비율이 10% 이상인 기업은 8.4%, 20% 이상은 2.3%에 달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이들 기업의 자기주식 처분 공시는 총 647건이었으며, 유형별로는 임직원 보상(47.4%)이 가장 많았고, 특정 대상 처분(25.7%), 교환사채 발행(17.9%)이 뒤를 이었다. 최대주주와 그 직계비속, 특수관계인·계열회사 등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처분된 사례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태의 배경으로 현행 법제의 구조적 한계를 꼽는다. 황 연구위원은 2011년과 2015년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 보유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당초 취지였던 재무적 유연성 확보를 넘어 주주 보호 장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지배권 강화 수단으로 남용될 소지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국내의 자기주식 처분에 대한 주주 보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자발적인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강조했다. /flexibleu@sedaily.com
박유현 기자 flexible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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